‘짜요(힘내라)! 짜요(힘내라)!’
32년 동안 이어진 ‘공한증(恐韓症)’의 묵은 ‘한(恨)을 풀어내기 위해 그들은 목 놓아 ‘짜요’를 외쳤다. 한국과 중국의 동아시아선수권 2차전이 벌어진 10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 5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은 휑했다.
그러나 썰렁한 관중석을 한 번에 뜨거운 열기로 휘감을 수 있는 위력을 발휘하는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중국 응원단이었다. 본부석 맞은편 중앙에 자리 잡은 2000여 명의 중국 관중들은 주심의 휘슬이 울리면서부터 90분 내내 쉬지 않고 ‘짜요’ ‘짜요’를 외치고 오성홍기를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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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이날 분위기가 그랬다. 중국대표팀이 전반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넣고 곧이어 추가골까지 뽑아내자 중국 응원단의 함성은 불에 기름을 부은 듯 타올랐다. 본부석 오른쪽 전광판 아래 십여 명의 붉은 악마들이 북을 쳐대며 목이 쉬어라 외쳐댄 ‘대한민국’은 ‘짜요’에 파묻혔다.
도쿄(일본)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