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조 증상으로 알아본 노인질환
《온 가족이 모여 단란한 한때를 보내는 설 연휴가 다가오고 있다. 평소 자주 찾아뵙지 못해 부모님의 건강이 걱정됐다면 이번 설 연휴에 부모님의 얼굴과 행동을 세심하게 살펴보도록 하자. 사소한 몸짓 하나, 얼굴색 하나에서도 부모님의 병을 미리 감지할 수 있다.》
뇌중풍(뇌졸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뇌가 손상되는 신경학적 증상을 말한다. 쓰러지기 전까지 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침묵의 살인자’라고 부른다.
뇌중풍 전조 증상은 짧게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부모님이 “멀미하는 것 같아” “눈을 감고 누워있는데도 어지러워” “물건이 두 개로 보여” “걸을 때 술 취한 사람처럼 휘청거릴 때도 있어” “한쪽 눈이 잘 안 보이고 흐릿해” “천장이 팽이처럼 돈다”라고 말한다면 뇌중풍일 확률이 높다. 어지럼증은 뇌중풍의 전조 현상이기 때문이다. 이 중 한두 개만 해당돼도 병원에 가보는 것이 좋다. 다만 앉아 있다가 갑자기 일어설 때 어지러움을 느낀다면 뇌중풍이 아닌 귓속 평형기관의 문제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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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어가 정확히 기억 안 난다면 치매 초기
부모님이 대화 중 가족이나 특정 사물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해 ‘이것’ ‘저것’ 같은 대명사로 말한다면 치매 초기 증상일 수 있다. 단어를 콕 집어서 말하지 못하고, 뜻을 장황하게 풀어서 말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치매 환자들은 언어장애도 갖게 돼 단어를 발음이 비슷한 다른 말로 내뱉기도 한다. 예를 들어 ‘식탁’을 ‘식당’으로, ‘기름’을 ‘구름’으로 발음한다. 질문에 대답할 때 엉뚱한 답변을 하거나 아예 못 들은 척 회피할 때도 있다.
부모님이 승용차에서 내릴 때 동작이 매우 굼뜨거나 종종걸음으로 걷는다면, 얼굴 표정이 화난 사람처럼 항상 굳어있다면, 간단한 계산도 오래 걸리거나 헤맨다면 치매가 시작됐을 확률이 높다. 부모님이 치매 증상이 있다면 짜증을 부리거나 화를 내기에 앞서 조용한 목소리로 대화를 이끄는 것이 좋다. 마주 보고 화를 내면 환자들은 더욱 불안해한다. 시간을 정해 식사를 시키고, 화장실을 갈 수 있도록 한다. 만약 밤에 환자가 헛소리를 하면 방 안 조명을 켜두는 것도 좋다. 치매는 올해부터 전국 보건소에서 간단한 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 또 약을 복용하면서 인지발달훈련을 병행하면 치매 증상도 호전될 수 있다.
○ 체중이 예전보다 10%이상 줄면 정밀진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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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