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줄서기는 기본…해외서도 온다는데…
우리나라에 본격적인 스타 셰프 시대를 연 개척자들. 에드워드 권, 최현석, 이혜정 셰프(작은 사진 왼쪽부터)와 임정식 셰프(큰 사진). 이들은 자신의 개성을 담은 메뉴로 음식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있는 맛의 선구자들이다. 스포츠동아 DB
광고 로드중
□ 스타 셰프 그들이 뜨는 진짜 이유
한국에도 ‘스타 셰프’의 시대가 열린 것일까. 그동안 ‘스타 셰프’는 우리와는 거리가 먼 해외의 문화 트렌드로 여겨졌다. 하지만 요즘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특정 요리사가 만드는 음식을 맛보려는 사람들과 현상이 하나의 문화로 급속히 자리 잡고 있다. ‘어느 레스토랑이 맛있다’가 아니라 ‘아무개 셰프의 음식이 맛있다’가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된 것이다.이제는 우리나라도 셰프가 레스토랑을 옮기면, 손님도 따라 움직이는 시대가 됐다. ‘트렌드Q’에서는 현재 미식가들의 뜨거운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스타 셰프를 소개한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그들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 인사들도 이 곳으로 몰리고 있다.
세계 최고 요리대학 우등 졸업생 ‘예약 별 따기’
○ 임기학 셰프
광고 로드중
졸업 후 뉴욕의 톱 레스토랑 ‘DB(다니엘 블루) 비스트로’ ‘카페 그레이’에서 일한 그는 한국으로 돌아와 2008년 삼성동에 프렌치 비스트로 ‘레스쁘아’를 열었다. ‘레스쁘아’는 식도락가들 사이에 ‘12월 되면 예약할 수 없는 레스토랑’으로 꼽는다. 하루 전 예약은 기본이고, 손님이 몰릴 때는 일주일 예약이 다 찬다.심지어 ‘브레이크 타임’(점심부터 저녁 사이 문 닫는 시간)에 올 테니 식사할 수 있게 해달라는 부탁까지 있을 정도. 양파를 더 이상 볶을 수 없을 때까지 볶은 뒤 8시간 이상 끓인 치킨스톡(닭육수)과 브랜디로 마무리한 ‘어니언 스프’, 오리 다리를 오리 기름에 넣어 24시간 이상 천천히 익힌 ‘오리 콩피’ 등이 대표적인 인기 메뉴다.
재수시절 주방 보조가 세계 최고급 호텔 셰프로…
○ 에드워드 권 셰프
대학 재수 시절 경양식집 주방 보조로 요리와 인연을 맺었다. 이때 소질을 발견하고 영동전문대 호텔조리학과에 진학해 국내와 해외 특급 호텔을 거쳐 2007년 세계 최고로 꼽히는 두바이 버즈 알 아랍 호텔의 이그제큐티브 셰프(총주방장)자리를 꿰찼다.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들어온 그는 2009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에디스 카페’를 열었다. 샌드위치, 파스타 등 주 메뉴는 캐주얼한 음식이지만 사람들은 주말(금∼일요일) 30분∼1시간, 주중 20분 줄서기를 꺼리지 않았다. 손님은 전국 각지에서 몰렸고, 해외 동포와 외국인도 적지 않다.
취사병하다 눈 뜬 손맛, 한식의 새 맛 깨워…
○ 임정식 셰프
광고 로드중
주부서 스타로…빅마마 편안한 손맛 인기
○ 이혜정 셰프
2004년 푸드채널(현 올리브TV)에서 방송된 ‘빅마마의 오픈키친’으로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스타가 됐다. 평범한 주부에서 우연한 기회의 방송 출연이 인생을 바꿨다. 그의 이름이 생소한 사람에게도 ‘빅마마’하면 “아! 그 아줌마”하고 이미지가 떠오를 정도. 푸근한 느낌과 엄마가 집에서 만든 듯한 요리가 최대 강점이다. 2008년 비교식문화연구원과 이혜정 쿠킹 스튜디오를 열어 요리 연구와 후진 양성에도 남다른 관심을 기울이는 그녀가 요즘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요리하는 사람이 대접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신사동에서 딸과 함께 레스토랑 ‘키친네트’를 운영하고 있다.
차가운 파스타로 ‘파스타 깨기’…“내 요리는 파격”
○ 최현석 셰프
부모와 형 모두 요리사인 환경이 어려서부터 혀와 향을 민감하게 했다. 제대 후 형의 권유로 이탈리안 레스토랑 ‘라쿠치나’에서 일은 배운 그가 이름을 알린 계기는 2006년 11월 오픈 한 레스토랑 ‘테이스티 블루바드’. ‘파스타는 뜨거워야 한다’는 통념을 깨고 차가운 파스타에 캐비어를 올린 ‘캐비어 카펠리니’가 미식 블로거 사이에서 회자되며 사람들이 몰렸다. 주말에는 최소 2,3일 전 예약해야 하고, 평일에도 당일 예약은 불가능했다.
광고 로드중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사진│박화용기자 inph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