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입체영화의 현주소
‘아바타’가 촉발시킨 3D 영화 열풍은 유성영화나 컬러영화의 도입에 견줄 만한 ‘패러다임 전환’으로 평가받는다. 국내 3D 영화 제작 수준은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사진은 영화 ‘아바타’와 CGV 3D영화관 사진을 합성한 것임. 동아일보 자료 사진
《3차원(3D) 입체영화 ‘아바타’가 국내에서 1100만 관객을 돌파하고 역대 세계 영화 흥행수입 1위를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키는 가운데 국내 영화계에서도 3D 영화 제작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지난해 입체영화 테스트베드 사업을 벌인 데 이어 올해에는 15억 원을 투자해 인력양성 제작지원 해외배급 등 일괄지원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3일에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영상자료원에서 한국형 3D 영화의 가능성을 진단하는 토론회를 연다.》
기술훈련-장비 등 아직 미흡
실사 장편영화 잇달아 추진
공간감 느낄 수 있는 소재 요구
예술-기술 결합 인력 길러야
계획 중인 국내 3D영상물 -윤제균 감독 ‘제7광구’ ‘템플스테이’ -곽경택 감독 ‘아름다운 우리’ -다큐 ‘한반도의 공룡 2’
본격적인 국내 3D 실사(實寫) 장편영화 계획도 잇따르고 있다. 윤제균 감독의 SF블록버스터 ‘제7광구’와 판타지 ‘템플스테이’, 2002년 연평해전을 다룬 곽경택 감독의 블록버스터 ‘아름다운 우리’가 3D로 제작될 예정이다. 2008년 방송된 EBS 다큐멘터리 ‘한반도의 공룡’도 3D로 다시 제작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3D 영화 기술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영진위 기술사업부 최남식 과장은 “미국과 유럽에선 수십 년 전부터 3D 영화 연구가 이뤄져왔고 관련 산업이 자리 잡았지만 국내에선 기본적인 기술 훈련이 필요한 상태이고 장비도 매우 미흡하다”고 말했다. 3D 입체 장비 개발업체인 레드로버의 김정회 소장은 “3D 영화를 만들려면 기획, 시나리오, 촬영, 연출에 이르는 전체 제작 시스템을 3D에 맞게 갖춰야 하는데 한국은 시스템도 없고 제작 경험도 전무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아바타’의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촬영감독인 빈스 페이스와 함께 입체 촬영 전문 회사 ‘페이스’를 설립해 3D 영화 연구에 몰두했고, 소니와 공동으로 입체 실사 카메라 장비를 개발해 마침내 세계적인 히트작을 탄생시킨 것과 비교하면 갈 길이 멀다.
계획 중인 국내 3D영상물 -윤제균 감독 ‘제7광구’ ‘템플스테이’ -곽경택 감독 ‘아름다운 우리’ -다큐 ‘한반도의 공룡 2’
입체 콘텐츠 제작업체인 빅아이엔터테인먼트의 최용석 대표는 “2D 영화와 달리 3D 영화는 관객이 공간을 체험해야 하므로 새로운 방식의 스토리텔링이 요구된다”며 “스토리 전개부터 3D 공간 체험에 적합하도록 최적화하는 기획력과 연출력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승현 광운대 정보디스플레이학과 교수는 “3D 영화 제작을 위해 예술성과 기술력을 융합한 전문 인력을 양성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최근 국내 극장업계의 3D 상영관 확충도 주목할 만하다. CGV는 전체 575개 스크린 가운데 84개인 3D 영화 상영 스크린을 올해 전체 스크린의 30%로 늘릴 예정이다. 롯데시네마도 전체 스크린 411개 가운데 34개인 3D 스크린을 올해 두 배로 늘릴 계획이다.
유재연 인턴기자 서울대 중어중문학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