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관계를 껄끄럽게 하는 악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대만 롄허(聯合)보는 21일 대만 공군의 ‘C-130 수송기’가 1979년 미국과 대만 국교 단절 후 31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영토에 착륙했다고 보도했다. 타이베이(臺北) 주재 비영리 민간기구로 사실상 미국 공관 역할을 하는 미국대만협회(AIT)의 크리스토퍼 카바나 대변인은 “아이티 지진 구호물품을 실은 대만 수송기가 미군기지에서 기름을 넣은 후 아이티로 떠났다”고 말했다. 언제 어디에 기착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대만 언론은 “비록 인도주의를 위한 목적이지만 ‘인도(人道)가 정치적 금기’를 깬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마자오쉬(馬朝旭)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미국을 포함한 어떤 나라도 대만과 군사적으로 접촉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다음 주에는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이 온두라스 등 중남미 국가들을 순방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를 경유할 예정이다. 중국은 양안 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마 총통이지만 경유기간 중 미국 관리들과의 접촉은 안 된다며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한편 미국 상무부는 중국산 시추용 강관에 대한 반덤핑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고 21일 밝혔다. 미국 철강노조연합회 등은 지난해 12월 31일 미 정부에 중국산 시추용 강관에 429∼496%의 반덤핑 관세와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상쇄할 상계관세를 부과하라고 요구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시추용 강관 반덤핑 조사는 올해 첫 무역분쟁 관련 조치”라며 “국내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보호무역주의가 고개를 들고 있으며 일부 정치인의 조종으로 미국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조치가 빈번해지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