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여섯 개 사령부는 관할 지역에서 일어날 사태에 대비해 비상계획을 세워놓는다. 한반도가 포함된 아시아 지역을 담당하는 태평양사령부는 5로 시작하는 계획을 만든다. 이 중 하나가 한반도 전면전에 대비한 ‘작전계획 5027’이다. 6으로 시작하는 계획을 꾸리는 남부사령부는 전쟁 발발 위험이 낮아 우발계획을 주로 만든다. 우발계획은 쓰나미나 지진 같은 대재앙, 국민 폭동으로 인한 대혼란에 대비한 군대 활용 계획이다. 전쟁이 아닌 일에 군대를 투입해 진정시키는 것을 전문용어로 MOOTW(Military Operation Other Than War·‘무트와’로 읽는다)라고 한다.
▷유난히 눈이 많은 올겨울 북한에도 폭설이 내렸다. 식량이 부족해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첩보까지 들어오고 있다. 계속된 기근과 자연재해가 북한 사회를 요동치게 할 수 있다.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해 한국군이 준비해야 할 것이 우발계획을 적용하는 무트와 능력이다. 미군은 이에 대비해 우발계획 5029를 만들어 놓았다. 한국군은 항공모함이나 상륙준비단 같은 초대형 신속배치 전력이 없다. 하루빨리 이러한 능력을 가진 부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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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논설위원 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