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16.3% 증가… 채용도 8.7% 늘려 7만9000명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투자 및 고용 확대를 위한 30대 그룹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주요 그룹 회장 및 장관들과 함께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임태희 노동부 장관,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 이 대통령,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장(효성그룹 회장). 청와대사진기자단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5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초청해 ‘투자 및 고용확대를 위한 30대 그룹 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투자와 고용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조석래 전경련 회장(효성그룹 회장)과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등 30대 그룹 총수들이 대부분 참석했다.
○ 기업들 투자 늘려 ‘공격 경영’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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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올해 사상 최대인 10조5000억 원을 투자한다. 지난해 투자액 9조4000억 원보다 12% 늘어났다. 친환경차 개발 등 연구개발(R&D) 부문에 4조6000억 원, 시설 부문에 5조9000억 원을 각각 쏟아 붓는다. 인턴사원 1000명을 포함해 6000여 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투자 항목을 밝히지 않았으나 SK그룹도 지난해보다 10%가량 늘어난 7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미 올해 투자계획을 발표한 LG그룹(15조 원)과 포스코(9조3000억 원)의 총투자규모도 각각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기업들이 올해 투자를 큰 폭으로 늘리는 것은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투자를 ‘한 박자’ 쉬어 자금 여력이 있는 데다 경기 회복으로 시장 상황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과감한 투자로 업계를 선도하려는 의지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민관 ‘일자리 창출’에 공감…고용 늘릴 제도 확립해야
이날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임금 수준의 안정화는 기업 스스로 해야 한다”며 “(기업들이) 정부에 가이드라인을 묻는데 공직자 임금이 2년간 동결됐다. 민간기업에 주는 메시지로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노동시간을 줄이고 임금을 낮춤으로써 고용을 확대하는 ‘잡 셰어링(Job Sharing)’의 확산을 당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대통령의 요구에 30대 기업 총수들은 공감을 표시하며 지난해보다 채용 규모를 7000명 가까이 늘리기로 했다. 14일 열린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서 ‘300만 고용창출위원회’를 발족시키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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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가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의 올해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채용계획을 확정한 256개사는 채용규모가 지난해보다 5.6%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초 같은 방식으로 조사했을 때 나온 수치(―16.5%)보다 감소폭이 둔화됐지만 여전히 신규 채용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경제단체의 한 임원은 “대기업들이 지난해 투자를 줄이면서도 기존 고용을 대부분 유지했기 때문에 새로 인력을 뽑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신산업의 육성”이라며 “서비스 등 고용창출이 높은 분야에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정부와 정치권이 제도적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