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직관력, 초등저학년=논리력, 고학년=창의력 키워야색종이… 성냥… 블록… 돈 안들여도 집안에 교구감 무궁무진
“앗, 거울에 완전한 모양의 사과가 생겼어요.”(아들)
“거울을 이용해 종이 위에 있는 별 하나를 두 개로 만드는 방법은 없을까?”(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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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옆에 거울을 세워 볼까?”(엄마)
“우와! 종이 위에 별과 거울 속 별, 별이 두개가 됐어요!”(아들)
“이렇게 같은 위치에 똑같은 모양의 도형이 위치한 걸 가리켜 ‘대칭’이라고 한단다. 거울을 놓았던 자리는 ‘대칭축’이 되는 거란다.”(엄마)
초등학교 2학년 이모 군(9·서울 서초구 잠원동)은 엄마와 교구를 활용해 사고력 수학 공부를 한다. 정육면체 모양의 상자, 바둑돌, 지폐처럼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도구를 수학 교구로 활용해 덧셈, 뺄셈부터 확률, 입체도형의 전개도까지 온몸으로 수학을 익히는 것. 이 군은 “교구로 다양한 풀이법을 생각해 보면 마치 게임을 하는 것처럼 재미있다”면서 “그냥 문제만 풀었을 때보다 문제나 풀이법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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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수학 교과과정도 단순 계산력이 아닌 창의력, 수학적 논리력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이에 맞춰 학부모들도 자녀의 수학적 아이디어, 상상력을 키우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 이런 학부모들의 수요에 따라 수학 학습지와 문제집, 참고서 문제도 단순 연산 위주에서 사고력 문제로 바뀌었다.
그렇다면 수학적 사고력은 어떻게 키워야 할까. 수학교육 전문가들은 유아, 초등 저학년, 초등 고학년 때 단계별로 수학적 사고력 향상을 위한 기초 실력을 쌓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수 개념을 처음 접하는 유아 땐 일정한 흐름 속에서 규칙성을 찾거나 같은 성질의 것들을 분류하는 수학적 직관력을, 초등 저학년 땐 문제에서 수학적 조건을 찾아내 정답을 찾는 논리력을, 초등 고학년 땐 수학 교과개념을 문제에 응용하거나 개념을 변형해 문제를 푸는 창의력을 키워야 사고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수학적 사고력이란 용어는 어렵고 추상적이지만 이를 키우기 위한 방법은 생각만큼 어렵지 않다. 비싼 교구를 구입하지 않고도 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상자, 주사위, 음료수 캔 등을 이용하면 수학의 재미와 실력을 키우는 사고력 학습이 가능하다.
■ 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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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 저학년
색종이로 ‘ㅏ’ ‘ㅗ’ ‘ㅁ’ ‘ㄴ’ 모양의 조각을 만든 다음 조각들을 이용해 모눈종이를 빈틈없이 채우는 놀이를 해보자. 조각들을 위아래, 좌우로 뒤집으며 일정한 크기의 모눈종이를 채우는 활동은 평면도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성냥개비를 이용해 삼각형, 사각형, 피라미드 모양처럼 여러 모양의 도형을 만들거나 성냥개비 몇 개만 움직여 새로운 도형을 만드는 놀이, 크고 작은 상자를 이용해 다채로운 모양의 입체도형을 만드는 놀이는 수학적 공간 지각력을 키우는 데 효과적이다. 이땐 △처음 주어진 조건 △해결해야 하는 과제 △결과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연습을 병행한다.
■ 초등 고학년
나무 블록을 다양한 방법으로 쌓은 뒤 위쪽, 오른쪽, 왼쪽 등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며 모양 또는 전개도를 그리는 활동을 한다. 엄마가 쌓은 블록을 위(또는 옆)에서 보고 블록의 총 개수를 파악하는 놀이, 쌓은 블록의 부피 또는 넓이를 구하는 문제를 풀 수도 있다. 이때부턴 본격적으로 학교 수학 시간에 배우는 개념을 적용해 문제를 풀되, 풀이 방법을 고민할 땐 상상력을 발휘해 다채로운 방법으로 문제를 풀도록 지도한다.
윤석원 ㈜하늘교육 교재연구소장은 “어렸을 때부터 수 연산 위주로만 학습해 온 학생은 고학년이 돼서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면서 “저학년부터 자연스럽게 사고력 수학에 익숙하도록 지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