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예술감독 데뷔 50주년 맞아
“서울시향 세계 수준 올려놓을 것”
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서울시향 연습실에서 데뷔 50주년 소회와 신년 계획을 밝히고 있는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 김미옥 기자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데뷔 50주년을 맞았다. 일곱 살 때인 1960년 10월 28일 시공관(현재 서울시의회)에서 김생려 지휘 서울시향과 하이든 피아노협주곡 D장조 3악장을 협연했으니 서울시향과의 인연도 반세기가 되는 셈.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서울시향 연습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정 감독은 서울시향을 이끌기 시작한 지 5년(2005년 2월 예술고문 취임)을 맞아 준비한 올해 계획과 연주인생 50년의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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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감독은 “1986년 국내 다른 교향악단이 영입 제의를 해왔을 때 ‘아시아 톱 수준까지 10년, 세계 수준까지는 20년이 걸릴 것’이라고 했더니 그 뒤 연락이 없더라”며 “5년 동안 서울시향을 맡았더니 이제 아시아 톱 악단들과 비교할 만하다. 세계 수준도 취임한지 10년이면 도달할 수 있을 듯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유럽 투어와 음반 녹음에 대해서는 “특히 베를린 같은 음악문화의 선진 도시에서 유료 관객을 놓고 공연하는 데 부담감도 들지만 이런 도전들은 악단을 한 차원 상승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시향을 맡은 후 보람을 느낀 일로 연주력 향상 외에 사회공헌 활동을 꼽았다. 서울시향은 지난해 127회 공연 중 62회를 사회시설 등을 방문하는 ‘찾아가는 음악회’로 채웠고 올해는 80회 이상 방문 음악회를 열 예정이다. 정 감독은 “데뷔 연주 이후 외국에 나가 살면서 나의 발전과 한국의 발전이 나란히 이루어진 것 같아 뿌듯했다”며 “잘사는 나라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품격 있는 나라이고, 연주를 잘하는 악단만큼 중요한 것은 뜻있는 일을 하는 악단”이라고 말했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