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할테니 기죽지 마세요” 韓-日서 격려편지 쇄도
“일본 우익단체 회원들은 어리석은 어른들입니다. 무서워하지 말고 힘내세요.”
이달 초 일본 교토(京都)에 있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계 초등학교 학생들이 일본 극우단체로부터 봉변을 당한 사실이 알려진 후 한국은 물론이고 일본 각지에서 어린이들을 위로하는 격려 편지가 쇄도하고 있다.
교토와 인근 시가(滋賀) 현의 조선초급학교 4개교 학생 100여 명은 4일 교토 조선제1초급학교(초등학교)에 모여 교류회를 하던 중 ‘재일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의 모임’이라는 우익단체로부터 욕설 테러를 당했다. 이 단체 소속 10여 명은 이날 확성기로 어린이들을 향해 “조선학교를 일본에서 때려 쫓아내자” “스파이의 어린이들 김치냄새가 난다” 등의 욕설을 퍼부었다. 재정난으로 별도의 운동장을 마련하지 못한 이 학교가 교토 시로부터 인접한 공원을 운동장으로 빌려 사용하고 있는 것을 두고 “불법점거”라며 난동을 피운 것. 이 때문에 이날 아이들은 행사를 중단하고 학교 건물로 들어가 숨어 공포에 떨어야만 했다.
도쿄에 사는 일본인이라고 밝힌 한 남성은 “일본인의 한 사람으로서 더는 우익단체의 말에 침묵하지 않겠다”고 격려했으며 야마나시(山梨) 현의 또 다른 일본인은 초등학생 여러분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하니 슬프다. 여러분을 응원하는 일본인도 많이 있다는 것을 알아 달라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지지모임 사무국의 에바라 마모루 씨는 “순진하게 뛰어놀아야 할 어린 학생들이 어른들의 못된 행동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면서 “일본 사회 내에 여전히 존재하는 민족차별을 고발하기 위해 이 같은 운동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