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디스플레이기아차-현대모비스 집중 매수“내년 상반기 증시 낙관” 해석원-달러 환율 상승도 한몫
최근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국내 대표 수출산업인 정보기술(IT)과 자동차 관련 기업들의 주식을 적극적으로 매수하는 현상을 놓고 내년 한국 증시를 밝게 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기아차의 수출용 스포티지가 화물선에 실리는 모습. 동아일보 자료 사진
○ 9월 이후 가장 강력한 매수세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1∼24일 전기전자업종을 1조4601억 원어치, 운수장비업종을 5026억 원어치 사들였다. 업종별 매수 규모에서 전기전자는 1위, 운수장비는 철강금속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전기전자업종에서 외국인들은 10월에 ―6137억 원, 11월에 7953억 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운수장비에서는 각각 5918억 원어치와 1424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두 업종 모두 지난달에 비해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아주 강해진 것이다. 종목별로 전기전자업종에서는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하이닉스, 운수장비업종에서는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을 집중 매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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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와 자동차 둘러싼 투자 여건 좋아
IT와 자동차기업 주식에 대한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뚜렷해진 이유로는 우선 외국인들의 글로벌 증시에 대한 시각이 우호적이라는 점이 꼽힌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내년도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시점에서 외국인들이 IT와 자동차 같은 대표적인 경기민감 종목들의 비중을 늘린다는 것은 내년 상반기 증시를 낙관적으로 본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글로벌 증시의 바로미터인 미국 증시가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외국인들이 미국 증시에 동조화된 매매 패턴을 보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미국 증시의 양호한 움직임은 국내 증시에도 도움이 된다”고 분석했다.
최근 달러화 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11월 초 이후 최고치로 오른 점도 이 기업들에 대한 외국인들의 부정적인 견해를 개선시킨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실적 발표를 한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오라클이 기대 이상의 양호한 실적을 올리면서 미국 IT업체들에 대한 실적 예상치가 상향 조정되는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 기관들도 나서 ‘쌍끌이 장세’
전문가들이 IT와 자동차로 다시 증시의 무게중심이 이동한다는 주장을 펴는 데는 기관까지 매수에 적극 가담하는 점도 작용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 11월 기관들은 전기전자와 운수장비업종에서 모두 순매도 우위였다. 그러나 이달 들어 24일까지 전기전자 4462억 원어치, 운수장비업종 4266억 원어치를 각각 순매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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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IT와 자동차를 비롯해 관련 부품, 소재, 장비 기업들을 투자 관심권에 두는 투자전략이 적절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