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교수님 연구실 졸업생은 100% 취업”
단국대 천안캠퍼스 동물자원학과 실험실에서 김인호 교수(흰 가운 입고 앉은 사람)가 학생들과 함께 사진 촬영에 응했다. 학생들은 “김 교수님이 항상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며 보살펴 준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단국대 천안캠퍼스
이 과목은 동물자원학과 김인호 교수(44)가 2000년 개설했다. 애완동물에게 관심 있는 사람이 많은 데다 유머와 재치가 넘치는 강의 덕분에 폭발적인 인기를 끈다. 김 교수는 지난해 학생들이 뽑은 ‘베스트 티칭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모교인 단국대에서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치고 미국 캔자스주립대에서 양돈사료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김 교수는 곳곳에서 뚜렷한 업적을 세우고 있다. 그는 2000년 교수 임용 이후 정부와 지자체, 기업 등에서 196개의 연구 과제를 수주했다. 김 교수는 동물사료의 탄수화물 가공 공정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연구로 교육과학기술부가 뽑은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이달 초 선정됐다. 옥수수, 대두박 등 동물사료 원료의 동물 체내 흡수율을 70%에서 90%로 높인 이 연구로 전부 수입에 의존하는 사료 원료 소비량이 크게 줄었다. 낮은 체내 흡수율 때문에 배변에 질소와 인 성분이 남아 퇴비로 사용할 수 없었던 폐단도 개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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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브랜드 돼지 개발할 것”
그의 연구실에서는 지금까지 모두 54건의 과학기술논문색인(SCI)급 논문이 나왔다. 김 교수는 “지난해 13건, 올해 15건으로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며 “이제 우리 연구실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으려면 SCI급 논문은 필수가 됐다”고 말했다.
제자들과 동고동락하는 김 교수의 스타일이 이런 성과를 만들어 냈다고 학생들은 전한다.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이제현 씨(28)는 “교수님은 거의 매일 저녁 연구실 대학원생들과 함께하고 오후 11시까지 연구과제와 논문에 대해 토론한다”며 “그러다 보니 국제저널에 게재되는 논문이 늘고 학위를 받고 나면 전원 원하는 직장에 취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석·박사 과정 학생(26명 안팎)으로 중국 유학생을 5명 정도 받는다. 제대로 공부할 사람을 뽑기 위해 매년 자매대학인 중국 쓰촨(四川)농대를 방문해 학생들을 직접 인터뷰한다. 학교의 외국인 학생 장학금과 김 교수의 프로젝트 인건비로 중국인 유학생들은 전액 장학금을 받으면서 공부한다. 김 교수는 “중국은 세계 돼지고기 소비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양돈 대국”이라며 “유학생들이 양돈 정책의 지도자로 성장하면 중국 시장 진출에 중요한 인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최근 학교 내 비교적 넓은 장소에 그룹으로 사육하고 과학적인 데이터를 활용해 먹이를 공급하는 시험 양돈사육장을 만들었다. 스트레스가 적고 질병에 강하며 육질이 좋은 돼지를 생산하기 위해서다. 겨우 서거나 누울 수 있는 공간에서 사육하는 현재 시스템의 단점을 보완한 미래형 사육장이다. 또 연구책임을 맡은 같은 대학의 심호섭 교수(나노바이오의과학과)와 함께 내년 1월에 ‘바이오장기 수정란 이식센터’를 세운다. 이는 장기이식용 무균돼지 개발을 위한 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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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