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일 쌍용차 공동관리인 “경영 능력만으론 불충분”
이유일 쌍용자동차 공동관리인은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우리는 살 준비가 돼 있다. 정부와 산업은행 등이 긍정적으로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진환 기자
이유일 쌍용차 공동관리인은 2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쌍용차 서울사무소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인터뷰를 갖고 “자동차회사가 쌍용차를 인수해야 한다는 조건은 마지막까지 포기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회생계획안이 법원 인가를 얻은 뒤 처음 언론을 만난 자리에서 이 관리인은 쌍용차를 인수합병(M&A)할 회사의 조건과 매각 협상 진척 상황 등을 상세히 설명했다.
우선 그는 “재무적 투자자(FI·금융권 투자자 등)에게는 회사를 매각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FI들이 자동차산업에 대한 이해가 높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쌍용차의 장기 생존에 필요한 것은 선진업체의 기술력과 자본이라는 논리에서다. 이 관리인은 법원의 회생계획안 인가 직후에도 쌍용차를 인수할 업체의 조건에 대해 “쌍용차보다 기술력이 위에 있거나 최소한 비슷한 수준이어서 기술협력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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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유럽 자동차업체 등 3, 4곳이 관심을 보이고 있고 이 중 1, 2곳에서 비공식 의향서(letter of interest)를 받았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비공식 의향서에 대해 “인수의향서(LOI·letter of intent)보다 낮은 단계로, 관심이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관리인에 따르면 이 업체들은 공통적으로 기술 인력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와 중국 시장에 대한 판매권 등을 궁금해했다고 한다. 구체적인 기업 이름을 묻자 그는 “파트너가 있는 일이므로 답할 수 없다”고만 했다. 다만 최근 나온 중앙아시아 업체의 인수설 등에 대해서는 강력히 부인했다.
현대자동차 사장을 지낸 이 관리인은 쌍용차가 지금의 어려운 처지에 온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10년 동안 주인 없는 기업으로 지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직원들은 ‘어떻게 되겠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상하이자동차 등은 장래를 위한 투자를 하지 않았다”며 “이제는 그렇지 않다. 우리는 살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