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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는 민주당이 단상을 점거하고 완력으로 심재철 위원장이 단상에 서는 것을 저지하는 풍경이 매일 되풀이되고 있다. 내년도 예산안이 예결위와 본회의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또 어떤 폭력사태가 벌어질지도 알 수 없다. 16대 국회까지만 해도 야당 의원들은 의안 처리를 막기 위해 의자로 바리케이드를 치거나 몸싸움을 하는 정도에 그쳤다. 쇠사슬은 노무현 정부 말기인 2007년 17대 국회 정기국회 때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이 선보였다. 18대 국회 들어서는 민주당이 해머와 전기톱까지 동원했다. 이러다가 폭력 국회가 한국의 브랜드 이미지가 되지 않을지 걱정이다.
▷폭력국회는 지방의회로까지 전수된 양상을 보인다. 여의도 국회의 풍경이 지방의회에서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성남시의회에서는 21일 성남 하남 광주시 통합안을 저지하기 위해 야당 의원들이 안건 표결을 막으려고 본회의장으로 통하는 모든 출입문을 쇠사슬로 묶고 의장실을 봉쇄했다. 진종설 경기도의회 의장은 이날 한나라당 의원들이 의장석을 에워싸고 민주당 의원들의 육탄공격을 저지하는 가운데 무상급식비와 관련한 내년도 예산안의 가결을 선언했다.
▷이래놓고 성남시 여야 의원 5명(한나라당 3명, 민주당 1명, 국민참여당 1명)은 다음 날 사이좋게 6박 7일간의 일본 연수를 떠났다. 해외여행 길에서는 여야가 죽기살기로 싸우던 분위기를 찾아볼 수 없다. 3개 시 통합안 논의를 새해 1월 하순으로 미루기로 하고 서둘러 비행기를 탔다. 하수 처리 및 노인복지시설 견학이 목적이라지만 온천욕도 포함됐다. 의원들이 번갈아 가는 해외여행으로 의원 1인당 300만 원 정도의 예산이 들어간다. 같은 날 경기도의원 11명(민주당 9명, 무소속 2명)도 일본으로 ‘연수’를 떠났다. 이들은 후지산 국립공원도 둘러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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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정수 논설위원 soo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