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동산시장은 연초부터 예상보다 빠르게 반등하며 달아올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부가 내놓은 각종 부동산 시장 활성화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분양시장의 열기가 고조됐고, 교통 호재까지 겹치면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9월부터 정부가 규제 강화로 고삐를 죄면서 상승 열기가 꺾였지만, 연말로 접어들면서 서울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 하지만 지방의 부동산 시장은 1년 내내 찬 바람만 불었다.
냉탕과 온탕을 오간 2009년 부동산시장을 돌아봤다.
● 보금자리주택, 지하철 9호선 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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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시장은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을 톡톡히 봤다. 올해 2월 13일부터 내년 2월 11일까지 계약한 신규 주택을 5년 안에 팔면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은 양도세를 60%, 수도권에서도 과밀억제권역이 아닌 지역과 지방은 100% 감면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분양시장은 청약자들로 북적이면서 인천 청라지구를 필두로 열기가 확산됐다. 건설사들도 양도세 감면 혜택을 겨냥해 분양 물량을 대거 쏟아냈다. 경기 구리시, 남양주시 등에는 '떴다방(이동식 부동산중개업소)'까지 등장해 활개를 쳤다.
이런 가운데 지역별 차별화가 극심하게 나타났다. 분양시장은 물론 기존 주택시장도 수도권 인기 지역과 비인기 지역간의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수도권과 지방의 온도차도 심화됐다.
7월에는 대형 교통 호재가 이어졌다. '황금라인'으로 불리는 서울 지하철 9호선을 비롯해 서울~용인고속도로, 서울~춘천고속도로가 개통된 것. 9호선 급행열차를 타면 김포공항에서 신논현역까지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어 강남을 생활기반으로 한 수요자들이 9호선 역세권 단지로 유입됐다. 21일 부동산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9호선 역세권 단지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평균 10.7%가 올라 수도권 평균 상승률(2.9%)을 크게 앞섰다.
● DTI 규제로 집값 주춤, 전세난은 심화
강남 재건축아파트는 올해 초부터 가격이 반등하기 시작해 한 달 만에 1억 원 이상 오르는 등 무서운 속도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강남발 집값 상승이 강북, 경기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되자 정부는 '총부채상환비율(DTI)규제 강화' 카드를 꺼냈다. 투기지역에만 적용하던 DTI규제를 9월부터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한 것이다. 한 달 후 DTI규제를 제2금융권까지 적용하면서 집값 상승세가 꺾이거나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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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저축과 청약예부금 통장 기능을 합친 '만능통장'인 주택청약종합저축이 5월에 출시돼 큰 인기를 끌었다. 이 통장은 출시 한 달 만에 가입자가 600만 명을 넘었으며 11월 말 현재 가입자는 875만여 명에 이른다.
한강변 재건축단지들은 최고 50층 높이의 초고층 아파트로 재건축할 수 있게 돼 주목을 받았다. 강남구 압구정동, 영등포구 여의도동, 송파구 잠실동 등 해당지역의 아파트들은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사업부지의 25% 이상을 기부채납해야 해 사업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서울 도봉구 노원구 등 동북권 8개 자치구 지역을 문화·교육·생태 도시로 육성하는 '동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6월 발표돼 해당 지역의 부동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기도 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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