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투자자립도, 외환위기 이후 처음 기준치 이하로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총저축률을 총투자율로 나눈 투자자립도는 98.4%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자립도가 100% 미만으로 떨어졌다. 투자자립도가 100% 아래로 낮아지면 기업들이 공장을 짓거나 새로운 기계를 살 때 드는 자금을 국내 저축만으로는 모두 충당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투자자립도는 2000년대 들어 100%대를 유지하다 2004년 113.7%까지 높아진 뒤 점차 하락해 지난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올해는 경상수지 흑자로 기업저축이 대폭 늘어남에 따라 자립도가 110%대로 올라선 것으로 추정되지만 개인저축은 여전히 부진하다.
지난해 투자자립도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경제주체들이 벌어들이는 수입 가운데 저축하는 금액이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990년대까지만 해도 40%에 육박했던 총저축률이 지난해에는 30.7%로 낮아졌다. 특히 가계저축률은 1986∼90년 연평균 16.9%였지만 2006∼2008년에는 연평균 4.8%로 급락했다.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이 2120만 원으로 1970년(9만 원)의 243배 규모로 늘었지만 실제 쓸 수 있는 가처분소득은 감소하면서 저축을 할 만한 여력이 줄었기 때문이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