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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투데이]내년 사상최대 주식공급 물량 기다리는 사람들

입력 | 2009-12-18 03:00:00


전문가들은 내년 증시 전망의 가장 중요한 변수로 환율과 금리를 꼽는다. 환율은 수출 기업들의 이익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로 수출 경쟁력과 직결된다. 특히 올해 증시를 주도한 대기업 대부분이 수출 위주의 영업구조여서 수출 부문의 지속적인 호황이 내년도 기업의 이익과 주가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다.

금리도 대단히 중요한 요소다. 출구 전략의 강도를 가늠하는 잣대이기도 하지만 기업과 가계의 금융비용을 결정짓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금리가 올라 금융비용이 늘어나면 소비가 위축되고 이는 내수 부진으로 이어져 경제성장도 둔화될 것이다. 또 금리 상승으로 채권 수익률이 오르면 채권과 경쟁관계에 있는 주식에 대한 수요도 줄어든다.

단기적으로 주가에 영향을 주는 또 다른 요소가 바로 시장 수급 상황이다. 주식 수요는 투자 심리에 달려 있어 계량적 측정이 불가능하지만 공급은 비교적 현실적인 수치로 짐작할 수 있다. 일단 코스피시장에서 상장을 준비 중이라고 알려진 기업들만 30곳이다. 삼성생명을 비롯해 삼성SDS, LGCNS, 포스코건설 등 굵직한 기업들이 대기하고 있다. 현재 인터넷에서 장외 거래되는 상장 예정 기업의 시가총액은 47조 원에 이른다. 여기에 유상증자를 포함하면 대략 50조 원 내외의 주식이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사상 최대 규모다. 이는 현재 코스피시장 시가총액 870조 원의 6%에 가까운 규모다. 올해 신규 상장과 유상증자를 더한 금액(15조 원)이 코스피시장 시가총액의 2%가 채 되지 않았던 점에 비하면 대폭 늘어난 수치다.

코스닥시장의 물량도 만만찮다. 과거 10년간 코스닥시장은 총 65조8000억 원의 신규 상장과 유상증자 물량이 공급됐다. 매년 당해연도 코스닥시장 시가총액의 10% 수준으로 주식이 늘어났다. 내년에도 예년 수준의 주식이 신규 발행된다면 대충 7조 원 내외가 유입될 것이다.

여기에 채권의 신규 발행도 자본시장의 유동성을 흡수한다는 측면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올해 회사채,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금액은 10년 만에 가장 큰 55조 원을 기록했다. 만기 상환분 20조 원을 빼도 사상 최대 금액이다. 내년 출구전략이 시행되면 상반기에 발행 물량이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경제의 상승세에 힘입어 외국인투자가들이 올해처럼(26조 원) 주식을 순매수해주고 국내 개인들이 보유금융자산 2000조 원 가운데 부채 750조 원을 차감한 1250조 원의 10%만 주식을 사줘도 이 정도 물량은 별 문제 없이 소화될 수 있을 것이다. 자본시장을 통한 기업의 자금조달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고 투자자들은 좋은 기업에 투자할 기회를 얻게 된다. 다만 수급이 악화되지 않고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시장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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