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9일 오전 11시 반. 영월군 영월읍 연하리 인근 38번 국도. 제초작업을 하던 김모 씨(59)는 잠시 쉬는 동안 송이버섯을 찾아보려고 도로에서 10m가량 떨어진 풀숲을 뒤지다 '해골'을 발견했다. 경찰 현장조사 결과 숲에서 타살된 것으로 보이는 두개골 2구가 발견됐다. 10시간 후. 서울 강동경찰서 강력6팀 형사들의 눈이 번뜩였다.
인터넷을 통해 '영월 도로변 백골 발견'이란 기사를 본 순간 미제사건의 실마리가 보였기 때문이다. 강동 경찰서는 2년 전 2명의 실종사건을 접수받은 후 살인사건으로 추정해 수사를 했지만 사체를 찾지 못해 수사를 중단했다. 실종자들의 사체라고 직감한 경찰은 수사에 나서 결국 살인용의자를 검거했다. 강동경찰서는 15일 도박 빚에 시달리다 돈을 빼앗을 목적으로 함께 도박하던 사람을 살해한 혐의로 의료기구 판매원 남궁모 씨(34)를 구속하고 공범 박모 씨(49)를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강원랜드 정선카지노 등을 오가며 도박으로 돈을 탕진했다. 남궁 씨는 2000여만원, 박 씨는 4억6000만원의 빚을 지게 됐다. 이후 빚 독촉에 시달리게 되자 이들은 2007년 4월 송파구의 한 도박장에서 알게 된 김모 씨(49·사채업)의 돈을 뜯어내기로 모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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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계자는 "휴대전화 기지국의 기록을 조회해 시신이 묻힌 곳에서 약 2㎞ 떨어진 장소에서 남궁 씨와 박 씨가 통화한 기록을 확인했다"며 "이후 이들의 소재지를 추적해 1일 오전 경기 성남시의 남궁 씨 주거지에서 남궁 씨를 검거한 후 자백을 받아냈다"고 밝혔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