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우즈의 불륜은 왜 드러나지 않았을까

입력 | 2009-12-14 16:12:00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기약 없는 휴식에 들어갔다. 그러나 여전히 궁금하다. 우즈만큼 매스컴과 파파라치가 주목한 스포츠계의 인물이 없는데도 어떻게 그의 불륜은 지난달 27일 의문의 교통사고가 날 때까지 봉인된 채 있었을까. 미 유력 일간지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13일 그 궁금증을 파고들었다.

지난달 27일까지만 해도 우즈는 대중에게 가정적인 아빠와 남편으로 비쳤다. LAT는 그의 이미지가 이렇게 각인된 데에는 프로 골프가 갖고 있는 '홀로 하는 스포츠'라는 특성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골프가 단지 팀이 아니라 혼자 하는 운동일 뿐만 아니라 각종 대회에 참가할 때도 개인의 사생활이 비밀처럼 지켜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프로 골프 선수는 마음만 먹으면 외부의 시선을 전혀 받지 않고 대회를 치를 수 있다고 한다. 우즈 같은 초일류급 선수는 대회장에 갈 때 개인전용 제트기로 이동한다. 차로 이동할 때는 운전기사를 두지 않고 우즈가 직접 몰고 다닌다. 그러나 이는 우즈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같은 대회에 참가한 선수라도 게임을 시작하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일류 선수들이라 해도 서로 인사조차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즈 같은 수준의 선수들은 대회장 주변의 호텔이 아니라 가정집을 빌려서 머문다. 또한 전용 요리사를 대동하기 때문에 대회장 근처 유명 식당에도 잘 가지 않는다고 한다.

우즈와 안 지 13년 된 AP통신의 덕 퍼거슨 기자는 그나마 우즈가 이야기하는 데 편하다고 느끼는, 몇 안 되는 언론인 중 한명이다. 그러나 퍼거슨 기자조차 우즈에게 그런 사생활이 있을지는 짐작조차 못했다. 왜냐하면 그렇게 가깝다고 알려진 그도 골프 대회가 열릴 때 말고는 우즈를 만나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우즈가 자신의 사생활을 극도로 조심스럽게 다뤘다는 의미다. 퍼거슨 기자는 "내가 친하다고는 하지만 우즈를 만난 곳이라고 해야 고작 골프장 클럽하우스나 탈의실이 전부였다"고 말했다. 우즈는 미 프로골프협회가 주최하는 골프 대회에 참가해도 자신이 지난해 우승자였을 경우를 제외하면 기자실이나 기자회견장에 들르지도 않았다. 설령 들려서 기자회견을 할 때도 평범한 이야기 밖에는 하지 않았다. 우즈의 일거수일투족을 좇았던 미 LA의 파파라치 대행사 대표 브랜디 내버리 씨도 "우즈에게 어떤 스캔들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즈의 사생활이 공개될 뻔한 적도 있었다. 2007년 미 타블로이드 주간지 '내셔널 인콰이어러'는 우즈가 자신의 승합차에서 어떤 여인과 밀회를 즐긴 일을 보도하지 않는 댓가로 자매지인 '멘스 피트니스' 지의 표지 모델 허락을 받아냈다는 것이다. 내셔널 인콰이어러 지는 이를 부인했지만 우즈가 아무런 대가 없이 지명도가 높지 않는 잡지의 표지 모델 제안에 선뜻 응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LAT는 전했다. 한편 영국의 타블로이드 주간지 '세계의 뉴스' 인터넷판은 12일 우즈의 부인 엘린 노르데그렌이 크리스마스 휴가를 지낸 뒤 우즈와 이혼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