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기약 없는 휴식에 들어갔다. 그러나 여전히 궁금하다. 우즈만큼 매스컴과 파파라치가 주목한 스포츠계의 인물이 없는데도 어떻게 그의 불륜은 지난달 27일 의문의 교통사고가 날 때까지 봉인된 채 있었을까. 미 유력 일간지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13일 그 궁금증을 파고들었다.
지난달 27일까지만 해도 우즈는 대중에게 가정적인 아빠와 남편으로 비쳤다. LAT는 그의 이미지가 이렇게 각인된 데에는 프로 골프가 갖고 있는 '홀로 하는 스포츠'라는 특성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골프가 단지 팀이 아니라 혼자 하는 운동일 뿐만 아니라 각종 대회에 참가할 때도 개인의 사생활이 비밀처럼 지켜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프로 골프 선수는 마음만 먹으면 외부의 시선을 전혀 받지 않고 대회를 치를 수 있다고 한다. 우즈 같은 초일류급 선수는 대회장에 갈 때 개인전용 제트기로 이동한다. 차로 이동할 때는 운전기사를 두지 않고 우즈가 직접 몰고 다닌다. 그러나 이는 우즈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같은 대회에 참가한 선수라도 게임을 시작하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일류 선수들이라 해도 서로 인사조차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즈 같은 수준의 선수들은 대회장 주변의 호텔이 아니라 가정집을 빌려서 머문다. 또한 전용 요리사를 대동하기 때문에 대회장 근처 유명 식당에도 잘 가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우즈의 사생활이 공개될 뻔한 적도 있었다. 2007년 미 타블로이드 주간지 '내셔널 인콰이어러'는 우즈가 자신의 승합차에서 어떤 여인과 밀회를 즐긴 일을 보도하지 않는 댓가로 자매지인 '멘스 피트니스' 지의 표지 모델 허락을 받아냈다는 것이다. 내셔널 인콰이어러 지는 이를 부인했지만 우즈가 아무런 대가 없이 지명도가 높지 않는 잡지의 표지 모델 제안에 선뜻 응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LAT는 전했다. 한편 영국의 타블로이드 주간지 '세계의 뉴스' 인터넷판은 12일 우즈의 부인 엘린 노르데그렌이 크리스마스 휴가를 지낸 뒤 우즈와 이혼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