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질문의 답은 호주출신의 배우 제프리 러시다. 그는 이 수상으로 영화의 오스카상(샤인), TV드라마의 에미상(피터 셀러스의 삶과 죽음), 공연의 토니상 등 미국 내 주요 3개 상의 주연상을 모두 석권한 17번째 배우가 됐다. 두 번째 질문의 답은 부조리극의 창시자로 꼽히는 외젠 이오네스크의 ‘왕은 죽어간다’이다. 극단 드림플레이의 ‘체크메이트’(작·연출 김재엽)는 이 작품을 쉽고 재밌으면서도 독창적 연극으로 새롭게 풀어낸다.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마태오(선명균)는 체크무늬 왕국에 대한 성인동화와 같은 극본을 집필 중이다. ‘왕은 죽어간다’의 내용을 압축한 것이다. 자신이 죽어간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왕과 그의 죽음을 놓고 갑론을박하는 비빈과 신하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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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은 마태오의 머릿속에 앉아 현실과 극을 오가는 재미를 맛보면서 흑과 백으로 구성된 체크무늬야말로 삶과 죽음이 맞닿은 우리네 삶을 닮았다는 깨달음에 이른다. 체크메이트란 제목이 여기서 빛을 발한다. 킹(왕)을 잡기 직전 ‘장군’을 뜻하는 이 체스용어는 극중에서 죽음이란 외통수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운명을 상징한다. 하지만 풀어놓고 보면 체크무늬(check)의 친구(mate)란 뜻도 지닌다. ‘죽음을 벗 삼아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란 멋진 의미가 발생하는 것이다.
20일까지 서울 중구 장충단길 국립극장 별오름극장. 내년 1월8일∼31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미마지아트센터. 02-745-4566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