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회 대비한 음주건강법
연말이면 늘어나는 송년회. 어차피 마셔야 할 술이라면 몸에 해가 덜 가도록 최대한 천천히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 위장약 미리 먹어도 무용지물
술을 마시기 전, 슬쩍 자리를 비운 뒤 화장실에서 제산제를 먹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나름대로 자신이 현명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제산제를 먹으면 술에 덜 취할까.
○ 막걸리는 파전-돼지고기와 찰떡 궁합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막걸리는 쌀이 원료다. 술이라는 것만 빼면 단백질, 탄수화물과 칼슘, 인, 칼륨 등의 무기질과 비타민B가 풍부해 ‘좋은 음식’인 셈이다. 그러나 막걸리에는 발효과정에서 아세트알데히드가 생긴다. 흔히 숙취라고 말하는 음주 후 두통의 원인물질이 바로 아세트알데히드다. 맛깔난다고 무턱대고 마셨다간 십중팔구 다음 날 숙취로 고생한다.
숙취를 줄이는 법이 없지는 않다. 막걸리와 같은 발효주에는 시큼한 맛이 나는 유기산이 포함되어 있어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과 함께 먹으면 ‘궁합’이 잘 맞는다. 막걸리를 마실 때 파전이나 삶은 돼지고기를 먹는 것은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막걸리의 유기산이 장을 자극하기 때문에 ‘장을 위협하지 않는 음식’이 안주에 좋다. 매운 낙지볶음이 좋지 않은 이유다.
① 막걸리 마실땐 맵지않은 안주를
② 마시기전 우유, 마실땐 과일안주
③ 천천히 마시고 틈틈이 물-음료수
○ 최악의 안주는 삼겹살
술을 마시기 전 배를 채워야 한다며 기름진 음식이나 밥을 든든히 먹는가. 그렇다면 다음 날 틀림없이 두툼해진 뱃살을 보게 될 것이다. 비만의학자들은 최악의 안주는 삼겹살로 본다. 소주의 알코올은 지방을 합성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장단에 맞춰 삼겹살은 바로 지방으로 쌓이기 때문이다.
○ 먹고 토하면 괜찮지 않을까?
폭탄주를 과하게 마신 뒤, 억지로 구토를 하려는 사람이 있다. 먹은 술이 상당부분 나오면서 숙취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믿음 때문이다. 그러나 기분이 그럴 뿐이다. 술이 깨는 느낌은 생기지만 몸에 좋지는 않다. 술을 마신 뒤 30분 정도면 소장으로 넘어간다. 막판에 토한다 하더라도 제거할 수 있는 알코올 양은 그다지 많지 않다. 또 위산이 역류하면서 식도에 큰 손상이 생길 수 있다.
○ 빨리 취하는 이유는 음주속도 탓
폭탄주를 마시면 더 빨리 취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아니다. 폭탄주의 알코올 도수가 14도 정도로 인체가 흡수하기에 가장 좋은 도수인 것은 맞다. 게다가 맥주의 탄산가스가 알코올이 더 잘 흡수되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의학적으로 볼 때 폭탄주는 알코올을 빠르게 흡수시키는 역할밖에 하지 않는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건강을 덜 해치는 음주 7계명▼
○ 술잔이 도는 틈을 타 물, 과일주스, 스포츠음료를 열심히 마신다.
○ 술 마시기 전에는 반드시 우유를 한 잔 이상 마시자.
○ 기름기 많은 안주보다 과일안주나 야채샐러드로 배를 채우자.
○ 취하지 않겠다며 억지로 토할 필요는 없다. 이미 알코올은 흡수됐다.
○ 위벽을 보호하는 약을 먹었다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 다음 날 아침에 입맛이 없더라도 죽, 콩나물국 등으로 꼭 해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