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호크 무인비행체(UAV) 한 대가 편대 비행을 위해 이달 21일 오후 경기 고양시 덕양구 한국항공대 활주로를 박차고 힘차게 날아오르고 있다. 사진 제공 송용규 교수
항공大‘레드호크’ 3대 고난도 기술 선보여
《이달 21일 오후 4시 경기 고양시 덕양구 화전동 하늘에 미확인비행물체(UFO)가 나타났다. 잠시 뒤 UFO 한 대가 더 날아와 뒤따르기 시작하더니 몇 분 뒤 또 다른 한 대가 보였다. UFO 3대가 동시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들은 삼각형 모양으로 편대를 이루더니 타원 궤도를 이루며 약 1시간을 날았다. 가까운 활주로에서 이 장면을 보고 있던 한국항공대 항공우주 및 기계공학부 송용규 교수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하지만 잠시 뒤 표정이 굳어졌다. 옆에서 조종간을 잡고 있던 파일럿의 손놀림도 바빠졌다. 5분 뒤 편대 비행을 하던 비행체 한 대가 활주로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나머지 두 대도 미끄러지듯 활주로에 들어섰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무인비행체(UAV) 3대가 편대 비행에 성공한 순간이었다.》
선도-추종기 무선신호로 위치 제어
여러 대가 다양한 각도로 촬영 가능
광고 로드중
UAV 편대 비행은 까다로운 과정을 거친다. 먼저 지상에 있는 파일럿은 편대장 역할을 하는 ‘선도기(리더)’를 수동 조작해 일정한 상공까지 올려 보낸다. 선도기가 미리 입력된 비행항로를 따라 날기 시작하면 이번에는 ‘추종기’를 이륙시켜 선도기 부근까지 접근시킨다. 추종기가 가까이 오면 선도기는 자신의 속도와 고도, 자세, 위치를 무선신호로 보낸다. 이 신호를 포착한 추종기는 편대 내에서 자기 위치를 스스로 찾아 들어간다. 두 번째 추종기도 같은 방식으로 편대에 들어온다. 연구원들은 이를 두고 ‘랑데부’라고 부른다.
편대 합체-분리때 추락사고 위험성
수십대 자유대형 수준은 아직 멀어
연구팀에서 비행시스템을 담당한 허창환 연구원은 “랑데부처럼 편대가 합체하고 다시 분리되는 때가 가장 손에 땀을 쥐는 순간”이라고 말한다. 실제 7월 말 항공대 인근에서 시험 비행 중이던 UAV 한 대가 편대 비행을 마치고 착륙하는 과정에서 한 민간 회사에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다행히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아 연구원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송 교수는 “사람이 조종하다가 컴퓨터에 맡기거나 자동 조종 중인 무인기를 다시 사람이 조종하는 순간 실수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며 “궁극적으로 목적지와 임무만 지정하면 스스로 비행 항로와 방법을 선택하는 수준에 이르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레드호크는 2007년부터 항공대가 3억 원을 들여 만들었다. 연구에는 송 교수 외에 석사 3명, 학부생 5명이 참가했다. 박사급이 1명도 없는 상황에서 석사급 학생과 학부생이 직접 동체 제작과 프로그램 개발, 항공기 운영까지 맡았다.
광고 로드중
무게: 15kg
길이: 2.3m
날개길이: 2.5m
탑재장비 무게: 4kg
(위성위치확인시스템, UAV 간 통신장비 등)
속도: 시속 100km
비행고도: 1km 이하
비행반경: 40km 이내
비행시간: 1시간
고양=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
▶thescience.co.kr에 동영상
敵 정찰 무인비행체 편대비행 첫 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