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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실 좋아지는 이혼 여행

입력 | 2009-11-22 16:06:14


이혼의 위기에 처한 부부가 멋진 곳으로 여행을 다녀오면 금실이 좋아질까?

이혼율이 증가 추세인 인도에서 사이가 나쁜 부부들의 관계 회복을 돕는 '이혼 여행' 상품이 나왔다고 미 시사주간 타임 온라인판이 20일 보도했다.

이혼 여행 패키지 상품의 구매자는 당사자가 아니다. 이들이 이혼할까봐 걱정되는 주변의 친지들이 이들의 관계 개선을 위해 이 상품을 사서 "여행이라도 다녀오라"며 티켓을 준다는 것.

여행사에서는 여행에 참여하는 사이 나쁜 커플이 알아채지 못하도록 여행 인솔팀에 결혼문제 전문가를 끼워 넣는다. 전문가들은 함께 여행하면서 커플 모르게 이들의 상한 감정을 다독여주고 결혼 생활에 대해 은근히 조언을 해준다.

위기의 부부들을 위한 여행지로 여행사가 선호하는 곳은 태국 파타야 몰디브의 섬이나 스페인 체코 등 풍광이 아름다운 곳들이다. 가격은 1500~2500달러(약 174만~290만원).

이혼 전문가와 함께하는 이혼 여행 상품의 효과에 대해 뉴델리에 거주하는 사회학자 미라 미트라 씨는 "이는 결혼을 앞두고 점성가를 찾아 점을 보는 인도인들의 정서를 반영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인도인들은 결혼이나 이혼과 같은 대사를 앞두고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는 풍습이 있어 이 같은 여행 상품도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이혼 여행 상품을 취급하는 한 여행사의 비레쉬 히르지 씨는 "커플들의 관계 회복을 위해 우리는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우리가 운명을 바꿔놓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인도는 부부 100쌍 중 1쌍이 이혼할 정도로 이혼율이 낮은 편이다. 미국은 2쌍 중 1쌍이 이혼한다. 그러나 최근 뭄바이 등 대도시 지역에서는 이혼하는 부부들이 급격히 늘고 있는 추세이다.

이에 따라 이혼 소송과 자녀 양육권, 가정 폭력 문제에 대해 조언하거나 재혼을 주선하는 인터넷 사이트들이 성업 중이다.

특히 최근 뭄바이의 고급 호텔에서 잇따라 발생한 테러와 신종 플루의 영향으로 여행객들이 급감하자 여행사들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이혼 상품을 내놓은 것이라고 타임은 분석했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