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검찰은 17일 전 나치 SS 친위대원 아돌프 슈토름스(90)를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강제노역자 58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했다.
이번 사건은 슈토름스가 그동안 전범 추적 단체인 시몬 비젠탈 센터 등에서 전혀 언급된 적이 없는 인물로,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량학살)를 연구하던 한 대학생에 의해 혐의가 드러났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름의 일부 스펠링을 바꾸는 등 과거를 숨긴 채 한 독일 철도역의 책임자로 일했던 슈토름스는 연합군의 공격이 한창이던 1945년 3월 28일 다른 SS 친위대 및 히틀러 유겐트(나치의 청소년조직) 대원들과 함께 최소한 57명의 유대인 강제수용소 수감자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다음 날에는 수감자 100여명을 도이취 쉬첸에서 하르트베르크 마을로 강제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한 유대인이 탈진해 걷지 못하자 역시 뒤에서 머리에 총을 쏴 살해했다.
당시 나치는 강제수용소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수감자들을 다른 곳으로 강제 이동시켰으며 이 과정에서 몸이 너무 쇠약해 걷지 못하는 사람들은 처형했다.
슈토름스의 범죄 혐의는 오스트리아 빈 대학의 학생인 안드레아스 포스터(28)에 의해 대부분 확인됐다. 포스터는 도이취 쉬첸 마을 학살 사건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던 중 슈토름스라는 인물을 발견하고 베를린 연방문서보관소에서 관련 파일들을 입수한 뒤 독일 쾰른 인근 뒤스부르크에 있는 슈토름스의 집을 방문해 수일 동안, 12시간에 걸쳐 인터뷰를 했다.
슈토름스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범죄 사실을 부인했으나 포스터는 지난 7월 독일 검찰에 관련 정보를 통보했고 슈토름스는 이후 포스터와 접촉을 끊었다. 슈트롬스는 시몬 비젠탈 센터의 나치 전범 명단에도 올라 있지 않다.
이와 관련, 이 센터의 에프라임 주로프 소장은 "그는 우리는 물론 다른 누구의 레이더에도 걸려들지 않았었다"면서 "이번 사건은 극악한 범죄의 범인들을 확인하고, 이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는 것이 (전후 60년이 지난) 지금도 가능하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안드레아스 브렌델 담당 검사는 살아 있는 증인이 없지만, 과거 오스트리아에서열렸던 다른 재판에서 슈토름스와 관련해 나왔던 증언들이 증거로 채택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