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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하의도의 ‘인동초 별빛교실’

입력 | 2009-11-18 07:05:00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모교인 전남 신안군 하의면 하의초등학교가 운영 중인 ‘인동초 별빛 교실’에서 학생들이 책을 읽고 사이버 학습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하의초등학교

하의초교 야간공부방
전교생 절반 22명 이용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 하의면 하의초등학교에는 매일 밤 불을 환히 밝히는 교실이 있다. 하의초등학교가 운영하는 야간 공부방 ‘인동초 별빛교실’이다.

별빛교실은 학원은 물론 방과 후 곁에서 공부를 도와줄 마땅한 사람이 없는 낙도에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별빛교실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은 전교생의 절반인 22명. 주로 하의도에 사는 아이들이다. 아이들은 주말을 제외한 매일 오후 7∼9시 별빛교실에서 책을 읽거나 사이버 학습을 하고 교사와 함께 과외공부도 한다.

별빛교실은 9월 부임한 김용국 교장이 마련했다. 김 교장은 교육 환경이 열악해 학교 수업이 끝난 뒤 가정학습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아이들을 위해 정보도서관을 별빛교실로 꾸몄다. 교실 이름은 보석처럼 쏟아지는 별을 보고 학교에 왔다가 별을 보고 집으로 간다는 의미에서 지었다. 김 교장은 “아이들의 면학 열기가 제법 뜨겁다”며 “별빛교실이 낙도의 새로운 교육 모델로 자리 잡아가는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정규 수업보다 별빛교실에서 공부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매일 별빛교실에 참석하는 5학년 이지수 양은 “집에 있으면 TV를 보고 컴퓨터 게임만 했는데 지금은 언니 동생들과 공부도 하고 책도 마음껏 읽을 수 있어 정말 좋다”고 말했다.

학부모들도 새로운 공부방이 생겼다며 반기고 있다. 3학년 김철호 군의 어머니 우은미 씨는 “아들이 별빛교실에 다니면서 성적이 오르고 집에서도 학교에서 빌려온 책을 읽는 등 생활 태도가 많이 달라졌다”며 “교육 환경이 열악해 육지로 이사 갈 생각도 했는데 이제 그럴 필요가 없어진 것 같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김 교장은 “사명감 하나로 퇴근도 미룬 채 매일 밤 학생 곁을 지키는 교사들의 힘도 크다”며 “김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고 자긍심을 키우기 위해 ‘인동초 정신 구현 특성화 교육’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