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日-中 순방 성과 미미… 美여론 싸늘한 반응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일정이 아직 마무리 되지 않았지만 미국에서는 벌써부터 이번 방문의 성과를 둘러싼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보건의료개혁 등 국내 현안이 산적한 데다 악화일로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이나 북한과 이란 핵문제에서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이런 탓에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번 순방 중 가장 반가운 선물은 한국 정부의 아프간 파병 결정일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한국 정부가 아프간에 독자적인 지방재건팀(PRT)을 운영하고 보호 병력을 파견하기로 한 결정은 아프간 증파 문제로 고민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짐을 어느 정도 덜어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이 운영하는 PRT를 한국이 넘겨받으면 미국은 기존 PRT 경계병력을 전투병력으로 전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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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귀국 이후 이번 아시아 순방의 성과를 두고 국내의 비난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오바마 대통령은 첫 방문지인 일본에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와 오키나와 후텐마(普天間) 미군 비행장 이전에 대해 고위급 실무협의를 진행하겠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하루 만에 미일 양국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 갈등을 노출했다.
중국 방문에 대한 평가도 다소 부정적이다. 미국 공영라디오방송(NPR)은 “현안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는 있었지만 괄목할 만한 돌파구를 찾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상하이(上海) 대학생들과의 대화는 민감한 현안을 다루지 못한 채 겉돌았고 중국의 인권문제에 대해서도 하고 싶은 말을 다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는 17일 미국의 관심사였던 위안화 평가 절상 요구를 정면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는 “오바마 대통령은 실업률이 9.4%를 기록할 때 프랑스, 9.7%로 올랐을 때 덴마크, 10.2%로 30여 년 만에 최고를 기록할 때 아시아 순방길에 올랐다”며 “취임 1년도 안 돼 8차례에 걸쳐 20개국을 방문해 이 부문 신기록을 경신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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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