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님, 아니라니까요.’ KIA 조범현 감독은 한국시리즈가 끝나고 1주일이나 흐른 시점에서 사인 훔치기 의혹이 불거진 데 대해 납득하기 어려워한다. [스포츠동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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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근거로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 궁금하다.”
KIA 조범현 감독이 “한국시리즈 내내 KIA가 사인을 훔쳤다”는 SK 김성근 감독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스승에 대한 예의를 지키고자 말을 아꼈지만 ‘우린 아닌데 왜 그러시느냐’는 뜻이 담겨 있었다.
조 감독은 1일 “우리 선수들은 사인을 훔칠만한 센스를 아직 갖추지 못했다”면서 “어떤 근거로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고교 시절 은사였던 스승을 상대로 대립각을 세우는 게 좋지 않다는 평소 소신에 따라 조 감독은 이 문제에 대해 더 이상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그의 말투에는 ‘결백에 대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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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김성근 감독은 10월 30일, OBS의 다큐프로그램 ‘불타는 그라운드’와의 인터뷰에서 “KIA가 한국시리즈 내내 사인을 훔쳤다”고 발언, 사인훔치기 논란에 불을 댕겼다. 김 감독은 “우리는 알고 있었지만 최고의 무대인 한국시리즈가 지저분하게 돌아갈까봐 말을 안한 것 뿐”이라며 “(사인 훔치기는) 시즌 내내 어느 팀이나 한다. 얼마나 들키지 않고 세밀하게 하느냐의 문제”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시리즈 내내 ‘사인 훔치기’는 논란의 대상이었다. 6차전 때 2루 주자였던 KIA 나지완과 SK 내야수 정근우가 이 문제로 말다툼을 벌여 게임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한국시리즈에 들어가기 직전, KIA는 “플레이오프 때 SK 선수들이 껌을 씹으며 사인을 전달했다”는 두산측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