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턴전 감각적 선제골… 데뷔 2개월새 2골 2도움
이청용이 공격 본능을 과시하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성공 스토리를 써나가고 있다. 이청용은 25일 열린 에버턴과의 홈경기에서 전반 16분 선제골을 터뜨려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달 23일 웨스트햄과의 칼링컵에서 첫 도움을 기록한 뒤 리그 시작 2개월여 만에 2골 2도움. 한국 최초의 프리미어리거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2005년 7월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해 리그 시작 2개월여 만에 첫 도움을 했고, 4개월여 만에 첫 골을 터뜨린 것에 비하면 놀랍도록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측면-중앙서 창조적 플레이
롱킥 의존하는 팀체질 바꿔”
현지언론 이청용 극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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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언론은 이청용이 볼턴의 체질을 바꿔놓고 있다고 평가했다. 볼턴은 1990년대만 해도 기술과 스피드를 겸비하고 창조적인 플레이를 하는 선수가 많았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롱 킥과 힘에만 의존하는 재미없는 플레이를 펼쳤다. 이를 스피드와 재치 있는 기술을 겸비한 이청용이 변화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청용은 측면과 중앙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며 상대의 넋을 빼놓는가 하면 결정적인 때 공격 포인트를 올리고 있다. 지난달 26일 버밍엄 경기에서 후반 41분 매슈 테일러가 찬 프리킥이 오른쪽 골포스트를 맞고 나오자 골 지역 정면에서 볼을 컨트롤해 수비수 두 명을 제치고 왼발 슛으로 터뜨린 데뷔 골은 기술축구의 정수를 보여준 장면이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이청용을 박지성과 비교하긴 어렵다. 이청용은 스피드와 기술을 갖춰 공격 지향적이다. 박지성은 체력을 바탕으로 수비 지향적 플레이를 한다”고 설명한다. 물론 박지성이 세계적인 선수들이 즐비한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진출했고 이청용은 상대적으로 스타가 없는 볼턴에서 활약한다는 차이는 있다. 하지만 이청용이 지금 추세대로 플레이를 펼친다면 엄청난 성과를 거둘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반적인 예상이다.
박지성은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번에서 활약하다 24세 때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했다. 이청용은 이제 21세에 빅리그 적응을 이미 마쳤다. 게다가 중학교를 다니다 프로에 진출한 이청용은 병역도 면제된 상태다. 도약할 기회는 활짝 열려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