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로펌들, 9조원대 군수시장 거액 자문료 경쟁前해군참모총장 등 영입 붐… 로비 부작용 우려도
국내 최대 로펌(법무법인)인 김앤장이 이달 초 창사 이래 처음으로 현역 군 장교를 영입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주인공은 지난달까지 방위사업청 법무지원실에 근무했던 이상진 중령(법무관). 김앤장 내 국방 분야를 담당하는 이른바 ‘디펜스(Defense)팀’에서 군 관련 소송과 군수(軍需) 조달 분야 법률자문을 맡을 예정이다.
천문학적 금액의 첨단무기 도입으로 국내 군수물자 구매 규모는 나날이 커지는 추세다. 내년도 국방예산은 올해보다 3.8% 증가한 29조6039억 원. 이 가운데 방위력 개선비(무기 구입비)는 올해보다 7.6% 늘어난 9조2476억 원에 이른다. 군수 물자 거래액은 건당 수백억 원에서 많게는 수천억 원에 이르는 만큼 로펌으로서는 거액의 자문료 수입을 거둬들일 수 있다. 하지만 진입장벽이 높아 일부 대형 로펌이 독점하다시피한 상황이다.
광고 로드중
올해 4월에는 국내 최초로 군수분야 전문 로펌인 법무법인 한신이 문을 열기도 했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출신 군 법무관 3, 4명 등이 설립한 한신은 외국 방산업체와 방위사업청 간 무기 계약 및 국내 군수물자의 수출계약 자문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폐쇄적인 군수시장 성격상 과열 경쟁이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한 대형 로펌 관계자는 “대형 군수물자 조달 계약은 정부 고위층에서 최종 결정을 한다”며 “대형 로펌들이 로비스트로서 뛰어들다 보면 건전한 시장경쟁보다는 부당한 뒷거래 경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