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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도 다함께]다문화 교육, 가족들은 나몰라라

입력 | 2009-10-21 03:00:00


배우자 100명 중 3명만 참여
시부모 참여율은 1%도 안돼

서울 송파구에 사는 결혼 6년차 미얀마인 A 씨(35)는 한동안 한국인 시어머니 때문에 속을 끓였다. 기독교 신자였던 시어머니가 불상만 보면 “이런 미신을 믿어 너희 남편 일이 잘 풀리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며 치워버리곤 했기 때문이다. 불교 국가인 미얀마에서 온 A 씨에게 그 말은 큰 상처였고 결국엔 우울증까지 앓았다.

이 같은 일은 비단 A 씨만의 예는 아니다. 화목한 다문화가정을 유지하기 위해 큰 역할을 담당하는 이주자의 배우자와 가족들은 정작 다문화에 대한 배움과 이해에 소홀했다.

한나라당 원희목 의원실이 보건복지가족부에 요청한 ‘2008년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복지부 산하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마련한 배우자·가족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한 한국인 배우자 수는 전체 100명 가운데 3명에 불과했다. 시부모들의 참여는 더 적어 100명 중 1명에도 못 미쳤다.

도시지역 참여율은 더욱 심각했다. 배우자와 시부모 참여율이 모두 1%를 밑돌았다. 3만6532명의 결혼이주민이 살고 있는 서울에서는 배우자 272명(0.7%)과 시부모 49명(0.1%)만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교육에 참가한 것으로 드러나 가장 낮은 성적을 기록했다. 경기와 부산도 각각 0.7%와 0.1%, 1.0%와 0.1%로 그 뒤를 이었다.

배우자와 가족들이 다문화교육 참여에 무심한 이유는 다양했다. 복지부가 전국 80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27개 지원센터는 ‘바쁜 생업’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대체로 저소득층이 많은 다문화가정의 경우 배우자들이 일을 제쳐두고 주간에 진행하는 교육을 듣긴 어렵다는 것이다.

21개 지원센터는 ‘배우자와 가족들의 인식 부족’을 꼽았다. 한 시민단체에서 다문화 관련 일을 맡고 있는 결혼 4년차 중국인 왕모 씨(30)는 “한국인 남편과 시어머니가 나에겐 한국 요리를 배우라면서 내가 만드는 중국 볶음요리에는 관심도 기울이지 않는 것을 보고 정말 섭섭했다”고 털어놨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