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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인천 민자터널 ‘못난이 3형제’ 어찌할꼬

입력 | 2009-08-18 06:54:00


市, 통행료 인하위해 재정지원 기간 연장 추진
7년간 870억 지원… 시민단체 “근본대책 시급”

인천에서 경기 시흥시 시화공단으로 출퇴근하는 이인규 씨(50·인천 연수구)는 ‘문학터널’을 통해 제2경인고속도로를 이용한다. 출퇴근 시간대에 차량이 몰리는 제2경인고속도로 남동 나들목 인근이 늘 번잡해 문학터널을 이용하고 있는 것. 하지만 이 씨는 “문학터널의 적자를 보전해주기 위해 매년 수십억 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는 언론보도를 접하고 늘 ‘애물단지’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이 같은 생각에도 불구하고 인천시가 관내 민자터널 운영회사의 적자를 메워주기 위해 재정 지원 기간을 당초 계약보다 늘려주는 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인천지역 민자터널은 문학, 원적산, 만월산 등 3곳으로 국회 국정감사에서 단골 지적사항 중 하나다. 인천시는 문학터널은 20년간, 원적산과 만월산 터널은 각각 30년간 터널 이용 차량이 적어 적자가 발생할 경우 운영회사에 적자를 보전해 주기로 계약했다.

○ 다시 도마에 오른 민자터널

인천시는 민자터널 요금을 내려 이용 차량을 늘리는 대신 터널 운영회사의 수익을 맞춰 주기 위해 적자보전 기간 연장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박리다매’ 전략으로 통행량이 늘어나게 되면 시가 보전해 주는 재정지원도 해마다 조금씩 줄어들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원적산터널을 비롯한 민자터널의 통행료를 기존 800원의 50% 수준까지 내리는 대신 적자 보전 기간을 당초보다 5∼10년 연장하는 내용 등을 담은 ‘민자터널 운영관리 개선 방안 용역’을 수행 중이다. 당초 계약한 20∼30년보다 적자 보전 기간을 더 늘려주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 인천시는 적자 보전 기간을 3∼5년씩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소비자물가 상승 등으로 통행료의 추가인상 요인이 발생할 때마다 적자보전 기간을 늘려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적자보전 기간 연장 추진에 대해 임시방편에 불과하며 중장기적으로 세금만 축내는 방안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 세금 먹는 하마, 민자터널

인천시는 지난해 민자터널의 평균 통행률이 원적산 27.4%, 만월산 37.3%, 문학 51.7%에 그쳐 이들 터널 운영회사에 204억5800만 원을 지원했다. 2002년부터 7년간 민자터널 회사에 870억 원을 지원했다.

이처럼 재정지원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은 통행량 예측을 엉터리로 했기 때문이다. 인천시의회에 따르면 연수구 청학동과 남구 학익동을 잇는 문학터널이 개통된 것은 2002년 4월. 인천시는 당시 이 터널의 하루 평균 목표 통행량을 △2002년 4만4465대 △2003년 4만5609대 △2004년 4만6887대 등 매년 2.5∼2.7% 증가하는 것으로 잡았다. 문학터널에서 송도국제도시로 진입도로를 5년이나 앞당겨 개설하는 것으로 가정해 통행량을 예측한 것. 하지만 이 도로는 올 7월 개통됐다.

서구 석남동과 부평구 산곡동을 잇는 원적산 터널도 마찬가지다. 인천시는 2004년 7월 터널을 개통하는 시기에 서구 석남동∼원창동 도로와 부평경찰서∼대원물산 도로, 석남주공∼봉수대길 도로가 개설되는 것으로 전제했다. 하지만 석남주공∼봉수대길 도로는 지난해 6월, 부평경찰서∼대원물산 도로는 지난해 5월 각각 준공됐다.

인천시는 문학터널 개통 뒤 운행 수요 예측을 잘못해 적자 보전금이 많아지자 당시 공사 중이던 원적산터널과 만월산터널은 수요 예측을 제대로 하겠다고 밝혔다. 인천지역 시민단체인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 박길상 감사는 “통행량 예측을 잘못한 인천시가 적자보전 기간 연장을 위한 용역을 제대로 하겠느냐”며 “터널 이용 활성화와 운영회사를 위한 임시방편이 필요한 게 아니라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