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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빈손 시리즈’ 10년 500만부 판매 비결은

입력 | 2009-08-10 02:59:00

어린이, 청소년 학습도서인 노빈손 시리즈. 1999년 7월 처음 선보인 이후 지난달까지 총 29편이 출시돼 10년 동안 약 500만 부가 판매됐고 일본 중국 태국 대만 등에도 번역 수출됐다. 사진 제공 뜨인돌출판사


‘일상 속 과학’ 쉽게 풀어써… 독자 참여 활발

“일상생활에 과학이론을 적용해서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나도 무인도에 가면 이렇게 해서 살아남아야지’라는 상상을 하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어요. 어린이 과학책이라고 해도 딱딱하거나 교과서 내용을 좀 더 자세히 풀어놓은 정도인데 노빈손은 달랐죠.”

서울대 생물교육과에 재학 중인 박지연 씨(22)는 초등학교 6학년이던 1999년 처음으로 노빈손 시리즈(뜨인돌)를 봤다. 당시 친구들 사이에서 재미있다고 소문이 나 있던 ‘로빈슨 크루소 따라잡기’를 읽게 된 것. 10여 년 뒤 과외 하던 학생 집에서 시리즈로 출간되고 있는 노빈손 시리즈를 다시 봤고, 2008년 9월 노빈손 원고 공모전에 참여했다. 생물교육과라는 전공을 살려 혈액순환을 테마로 쓴 원고는 우수상에 선정돼 현재 출간을 준비 중이다.

어린이·청소년 학습도서인 노빈손 시리즈가 올해 탄생 10주년을 맞았다. 1999년 7월 ‘로빈슨 크루소 따라잡기’가 처음 나온 이래 올해 7월에 나온 ‘노빈손 미스터리 별 화성 구출 대작전 1’까지 모두 29권이 나왔다. ‘노빈손’이라는 캐릭터를 내세워 과학상식을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낸 이 시리즈는 약 500만 부가 나갔으며 일본 중국 태국 대만 등에도 번역 수출되고 있다.

뜨인돌 출판사는 이번 1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원고 공모전을 열었는데 100여 편의 응모작을 받았다. 이 출판사의 인영아 편집장은 “초등학생부터 미국 유학 중인 대학원생까지 응모한 사람들의 연령이나 직업이 다양했다”며 “그중에는 초등학생 독자가 손으로 쓰고 그림을 그려 스프링 노트 한 권을 꽉 채워 보내준 것도 있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성인용으로 냈던 책이었습니다. 그냥 잡지기사처럼 쓰다 보니 재미가 없어서 좀 더 이야기 형식으로, 캐릭터를 살려서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작가 박경수 씨(43)는 10년 전 첫 책을 쓴 노빈손 시리즈의 ‘원조 작가’다. 박 씨는 “재미와 내용을 모두 추구하기 위해 어린이들이 보는 만화에서 개그 소재를 얻고, 책 한 권 쓸 때마다 관련 서적을 40∼50권 읽는다”며 “비슷한 책은 많지만 노빈손만큼 캐릭터의 폭발력이 있는 경우는 드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캐릭터의 힘’을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독자의 활발한 참여. 노빈손 홈페이지(www.nobinson.com)에는 독자들이 직접 노빈손 시리즈를 패러디해 자신만의 노빈손 시리즈를 올리는 게시판이 있다. 프랑스 여행, 발해사, 문화재 등 다양한 소재의 글이 하루 10여 건씩 올라오고, 그중에는 20여 건의 댓글이 달리는 ‘인기작’들도 있다. 시리즈 출간이 늦어지면 출판사로 어린이 독자들의 항의전화가 걸려오기도 한다.

작가 박 씨는 “공모전 심사 때 다양한 소재를 다룬 독자들의 작품을 보면서 노빈손 시리즈의 가능성이 넓다는 걸 알았다”며 “10년이 되면서 이야기 구조 등이 상투적으로 변한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앞으로는 좀 더 변화를 추구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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