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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va! 전라남도]F1 광속질주 미래의 땅 全南 희·망·질·주

입력 | 2009-05-11 02:57:00


《6일 전남 영암군 삼호읍 산포·난저리 일대 간척지. 영암호 옆 벌판 곳곳에서 플라스틱 파일을 박는 공사가 한창이다. 지반을 다질는 흙을 가득 실은 15t 덤프트럭이 쉴 새 없이 드나든다.

공사장 한쪽에서는 불도저와 진동롤러가 평탄 작업을 벌였다.

2007년 11월 첫 삽을 뜬 포뮬러원(F1) 국제자동차경주장 건설 현장이다.

현재 토목공사 공정은 51%. 경주장 도로와 건축물이 들어설 곳은 이미 계획 공정을 마무리했다. 지금은 땅 속 물빼기 작업과 연약지반 처리공사가 진행 되고 있다.

F1 경주차가 질주할 서킷을 포함한 경주장 전체 면적은 4.3km². 공사현장에 들어가는 흙이 15t 덤프트럭 60만 대분인

600만 m³에 이른다. F1 경주장 서킷 조성사업 민명세 감리단장은 “경주장 옆 영암호 수위보다 지표면을 높이기 위해 흙을 쌓아야 하기 때문에 흙이 많이 필요하다”며 “내년 10월이면 이곳에서 F1 머신들이 굉음을 내며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0년 F1 코리아 그랑프리 준비 한창… 전남 경제 활성화, 국내 차시장 발전 기대

○ 2010년 F1 코리아 그랑프리 시동

경주장 스탠드 등 건축공사는 지반 공사가 끝나는 7월 말부터 시작된다. 총 공사비 3400억 원이 투입돼 F1 트랙(길이 5684m)과 상설 트랙(3047m), 12만 석의 관람석, 컨트롤타워, 레이싱팀이 사용하는 피트 빌딩, 부대시설 등이 들어선다.

F1 경주장은 독일 헤르만 틸케가 설계했다. 상설트랙과 F1 트랙 등 용도에 따라 2개 코스로 활용할 수 있는 신 개념 다목적 서킷이다. 트랙 길이는 이탈리아 ‘몬자서킷’에 이어 세계 2번째이며 아시아에서는 최장거리다. 이 중 코너 없이 직선이 계속되는 1.25km 구간은 세계에서 제일 긴 직선 구간으로 F1 머신이 최고 시속 330km까지 낼 수 있다. 시공사인 SK건설 강만호 현장소장은 “2003년 경남 창원에 F3 경주장을 건설한 노하우를 살려 세계 최고수준의 경주장을 건립하겠다”고 말했다.

길이 300m, 폭 30m, 4층 높이(28m)로 건설되는 그랜드스탠드에서는 차량의 속도와 차량이 내뿜는 굉음을 즐길 수 있다. 경주장 주 출입문은 전통 기와 지붕 형태로 짓고 관람석은 기와집 처마선을 도입하는 등 예향 남도의 전통미를 한껏 살렸다.

주변 경관도 뛰어나다. 서킷은 영암호의 수변을 마주보고 지어진다. 서킷하단에 위치한 마리나 구간을 중심으로 도시가 개발될 예정이어서 전남을 대표하는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주장은 내년 7월 완공돼 국제자동차연맹(FIA) 공인을 받게 된다. 2개월 간 시험 운행을 거친 뒤 10월 역사적인 F1 코리아 그랑프리가 펼쳐진다.

○ 경제 파급효과 1조8000억 원

2006년 10월 F1 대회를 유치한 전남도는 2010년부터 7년간 매년 대회를 치른다. 사업비 3400억 원은 KAVO(Korea Auto Valley Operation)가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통해 조달한다. KAVO는 전남도와 민간기업이 함께 만든 F1 대회 운영법인이다. SK건설, 신한은행, 농협중앙회, 광주은행 등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F1 대회는 낙후된 전남이 미래도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은 7년간 F1 개최 파급효과로 생산유발 1조8000억 원, 부가가치 8600억 원, 소득 유발 4300억 원에 고용유발 효과가 1만8000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꿈의 레이스’로 불리는 F1 대회는 단순한 모터스포츠 이상의 의미가 있다. 자동차 경주라는 스포츠 행사 이외에 세계 일류 기업들의 뜨거운 마케팅 현장이기 때문이다. 현재 F1 대회에 스폰서 자격으로 참가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은 300여 개. 이들 기업은 한 해 2조 원을 마케팅 비용으로 쏟아 붓고 있다. 세계적인 컨설팅업체 딜로이트는 2007년까지 열린 F1 그랑프리를 통해 얻은 총수입을 3조9000억 원으로 집계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축구)가 올린 수익 3조 원을 뛰어넘는 액수다.

윤진보 전남도 F1대회준비기획단장은 “F1 대회는 전남의 경제 활성화는 물론이고 국내 자동차산업 발전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며 “어렵게 대회를 유치한 만큼 정부 재정 지원과 함께 성공 개최를 위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 스피드 산업 전남이 선도

정부가 F1 대회를 지원하는 근거도 마련돼 성공적인 대회 개최에 청신호가 켜졌다. 여야가 국제행사 지원 차원에서 F1 지원법 제정에 합의하고 6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F1 지원법은 경주장 건설사업비 880억 원과 사회간접시설 예산 250억 원 등 1130억 원을 정부가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남도는 F1 대회를 계기로 ‘스피드 산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단순히 F1 대회만 치르는 것이 아니라 1년에 200일 정도 오토바이나 기타 차종별로 다양한 스피드 경주를 열고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국제모터스포츠인 F3 대회(2010∼2016년)를 유치한 전남도는 경주장 인근에 모터스포츠 연구개발센터와 교육기관을 건립하고 친환경 자동차 부품생산 직접화 단지를 조성하는 등 F1대회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연구 용역을 의뢰했다.

경주장 조성과 함께 전남도가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 교통 및 숙박 대책이다. 전남도는 F1 대회를 개최하는 도시들이 경주장에서 3∼4시간 거리에 있는 숙박시설과 셔틀버스를 활용해 성공적으로 대회를 치러온 점을 감안할 때 2010년 대회 역시 이동 거리를 확대할 경우 관람객 수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정완 전남도 F1대회준비기획단 홍보팀장은 “F1 대회 기간에 15만여 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관람객 체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부족한 숙박시설은 민박이나 미분양 아파트, 청소년 수련시설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암=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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