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기업인들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들이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현인택 통일부 장관과의 간담회를 하기에 앞서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北 주장 쉽게 수용못해”
입주기업 대표 의견 전달
개성공단 입주 기업 대표들은 24일 현인택 통일부 장관을 만나 “북한이 21일 남북 당국 간 접촉에서 주장한 대로 근로자 임금 등이 인상될 경우 기업의 경쟁력이 현저하게 약화될 것”이라며 “향후 북한과의 어떤 협의도 기업 경쟁력이 유지되고 경영 환경이 향상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업인들은 이날 △현지 주재원들의 신변안전 △사람과 물자의 원활한 통행 △충분한 인력 공급 △법과 계약의 안정성 등이 먼저 보장된 뒤 임금을 비롯한 제반사항이 논의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이종주 통일부 부대변인이 전했다. 기업인들은 “근로자 임금이 연간 5% 이내에서 인상되는 것을 전제로 공단에 입주한 것”이라며 “임금 인상 논의는 충분한 사전 협의를 거쳐 기업들이 현실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경영환경 개선을 전제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현 장관은 “정부는 북한의 요구사항이 공단의 경쟁력과 기업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항으로 보고 매우 신중하게 관련 사항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개성공단에 근무하는 우리 근로자가 부당하게 억류돼 오늘로 26일째 장기간 조사받고 있는 것은 개성공단의 본질적인 문제이며 개성공단의 안정적 발전에 매우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중대한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간담회는 문창섭 입주기업협의회장 등 기업인 대표 12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후 4시부터 1시간 반 동안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진행됐다. 협의회는 28일 정기총회를 여는 등 전체 입주 기업의 의견을 수렴한 뒤 통일부에 공식 전달키로 했다.
이에 앞서 기업인들은 22일 회의를 열어 △3통(통행 통신 통관) 보장 △인력 확충 △효율적 노무관리 보장 △북한 근로자용 기숙사 건립 △회계감사제도 건립 등 5대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5% 이상의 임금 인상에 동의할 수 없다는 내부 방침을 정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