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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수상 반체제 변호사, 이란 억류 女기자 변호

입력 | 2009-04-22 02:57:00


간첩 혐의로 이란에 억류 중인 미국인 여기자 록사나 사베리 씨(31)를 석방하라는 국제사회의 압력이 고조되는 가운데 2003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자 이란의 대표적 반체제 인사인 시린 에바디 씨(62·사진)가 사베리 기자의 변호에 나선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1일 보도했다.

에바디 씨의 변호인단 합류 결정은 이란 사법부의 수장인 아야톨라 마무드 하셰미 샤루디 씨가 20일 “항소심에서는 이번 사건의 다양한 측면이 주의 깊고, 공정한 방식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당부한 직후 나온 것이다. 에바디 변호사는 최근 이란 법원에서 8년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베리 기자를 보석으로 석방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에바디 변호사가 이끄는 법률단체 ‘인권수호자단체(HRD)’의 나르게스 모하마디 부대표는 현재 테헤란에 머물고 있는 사베리 기자의 아버지 레자 사베리 씨가 도움을 요청했다면서 “HRD의 최우선 목표는 사베리 기자를 보석으로 석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사베리 기자의 아버지는 인터뷰에서 “에바디 변호사가 세계적인 인물이라는 사실이 매우 중요하다”며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란 최초의 여성판사였던 에바디 변호사는 이란 혁명 이후 집권한 호메이니가 여성의 법관 임용을 금지함에 따라 판사직에서 강제 퇴직당한 뒤 인권변호사로 변신해 여성과 언론인, 양심수 등을 위한 무료변론 활동을 왕성하게 벌여 왔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