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탱크-장갑차 탈취… 바리케이드 설치
부총리 “책임질테니 군은 즉각 임무 수행하라”
12일 태국 방콕 시내에 비상사태가 선포된 가운데 군병력과 무장경찰, 탱크가 배치되면서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돌고 있다. 특히 방콕시내에는 현 정부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대가 4만 명으로 늘어 자칫 유혈사태로 번질 우려마저 낳고 있다. 특히 일부 시위대는 시위진압을 위해 배치된 군 탱크와 장갑차를 탈취한 뒤 위에 올라가 깃발을 흔들고 춤을 추며 ‘총리 퇴진’의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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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는 12일 오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청사를 떠나려던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 차량과 수텝 트악수반 부총리 차량을 공격했다. 차에 총리가 탄 것으로 오인한 시위대는 몽둥이와 돌, 화분 등으로 차 유리창을 부수고 지붕에 올라탔다. 경찰이 하늘에 대고 경고사격을 하자 격앙된 시위대는 경비원을 둘러싸고 폭행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시위대 서너 명이 부상했다고 현지 TV인 PBS가 전했다.
시위대가 몰려온다는 소식에 아피싯 총리는 자리를 피했으나 시위대가 던진 물건에 맞아 팔에 가벼운 부상을 입고 치료를 받았다고 방콕포스트가 전했다. ▽쿠데타 가능성, 긴장 고조=시위가 격화되자 아피싯 총리는 12일 “시위를 멈추지 않으면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무력 사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수텝 부총리도 강경 진압에 미온적인 군부와 경찰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질 테니 즉각 임무를 수행하라”고 지시했다. 최루탄으로 무장한 경찰 1000여 명이 시위대가 밀집한 정부청사로 향했으며 56개 중대 병력이 방콕에 배치될 예정이다.
치안 공백이 계속되면서 쿠데타설도 퍼지고 있다. 군과 경찰이 쿠데타의 빌미를 얻기 위해 시위대에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의혹도 있다고 일간지 네이션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친-반 탁신계가 충돌하면 내전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