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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테이션]하버드 출신에 흑인이면 성골? 오바마의 사람들

입력 | 2009-01-08 16:30:00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월8일 동아뉴스 스테이션입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이 12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미국 민주당으로서는 8년 만의 정권교체이고 역사상 첫 흑인대통령이 탄생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미국사회의 권력구조에 일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현수 앵커) 정권교체와 더불어 미국 주류 사회를 움직이는 실세집단에도 뜨는 별과 지는 별이 확연히 드러난다고 합니다. 워싱턴의 하태원 특파원을 연결해보겠습니다.

(박 앵커) 미국은 싱크탱크의 영향력이 특히 큰 곳인데, 오마바 시대에는 어떤 씽크탱크 출신들이 뜰까요.

(하태원)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정책 어젠다를 제시해 온 브루킹스 연구소가 가장 각광받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선후보 시절 외교 경제 사회 정책을 자문했던 전문가들 가운데 상당수가 이 연구소에 몸담고 있지요. 한반도 문제 및 외교안보와 관련해서도 수전 라이스 연구원이 유엔대사에 지명됐고, 제프리 베이더 선임연구원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으로 임명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바마 정권 인수팀의 공동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존 포데스타가 소장을 맡고 있는 미국진보센터(CAP)에 주목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 연구소는 대선 직후 657쪽 분량의 '미국을 위한 변화: 제44대 대통령을 위한 진보 청사진'이라는 정책제안서를 내놓았고 오바마 당선인의 정책추진 방향과 상당부분 일치하고 있습니다.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부상도 눈에 띕니다. 이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커트 캠벨 전 국방부 부차관보는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 물망에 오르고 있습니다.

(김 앵커) 경제분야에서는 어떤 그룹이 부상하고 있습니까.

(하) 단연 루빈 사단의 약진이 눈에 뜁니다.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팀으로 발탁된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 내정자, 로런스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의장, 피터 오재그 백악관 예산국장 모두 빌 클린턴 행정부때 재무장관이었던 로버트 루빈의 경제정책인 '루비노믹스'의 신봉자들입니다. 루비노믹스는 균형예산과 자유무역, 금융규제 완화 등 시장친화적인 경제정책을 특징으로 하며 1990년대 미국의 경제적 번영을 가져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박 앵커) 미국은 법률가들이 이끌어가는 사회라고들 하는데요. 법률가 그룹에도 뜨는 별, 지는 별이 있겠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과 법무부, 그리고 각종 연방기관을 움직였던 변호사들 가운데는 페더럴리스트 소사이어티라는 보수파 법률가 단체 회원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오바마 시대엔 페더럴리스트 소사이어티는 변방으로 밀려나고 어메리칸 컨스터튜션 소사이어티라는 법률가 단체가 실세 그룹으로 부상할 전망입니다.

미국 헌법 모임이라고 번역할 수 있는 어메리칸 컨스터튜션 소사이이어티는 약 1만 3000명 가량의 변호사들과 법률학자들이 참여하는 진보적 성향의 단체로 본부는 워싱턴에 있습니다. 에릭 홀더 차기 법무장관 내정자가 이 단체 이사이며 이 단체 사무총장인 리사 브라운은 백악관 참모장에 내정됐습니다.

페더럴리스트 소사이어티가 미국 헌법을 자구 그대로 해석하는 것을 강조하는 반면, 어메리칸 컨스터튜션 소사이어티는 헌법 제정 후 200년 동안 사회의 변화를 감안해 헌법을 해석해야 한다는 견해를 펴고 있습니다. 앞으로 4년간 이 단체 출신 법률가들이 오바마 정부 정책의 법리적 토대를 만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김 앵커) 노무현 정부 시절 민변이 부상했던 것에 비유해볼 수 있겠군요. 지역적으로는 아무래도 오바마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가 각광을 받게 되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시카고 출신의 흑인에 하버드 대학을 졸업하면 이른바 성골이라고 불릴만 한 것 같습니다. 람 이매뉴얼 비서실장 내정자가 시카고 하원의원 출신이고, 백악관 선임고문으로 지명된 피트 라우스, 밸러리 재럿 등이 모두 시카고 사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로런스 서머스 국가경제위원장, 제이슨 퍼먼 백악관 경제고문, 그레고리 크레이그 백악관 법률고문은 모두 하버드대 출신입니다.

(박 앵커) 부시 행정부 초기 네오콘의 파워가 절정에 달할 때 위클리스탠다드라는 네오콘 대변지가 백악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로 위세를 떨쳤었지요. 오바마 정부 출범으로 언론의 영향력 지도에도 변화가 있을 것 같은데요.

(하) 방송의 경우 MS NBC가 오바마 당선인을 선거운동 기간부터 사실상 지원해 왔고 CNN도 비교적 오바마 당선인에게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왔습니다. 양대 일간지인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도 오바마 당선인을 공개지지했었습니다.

물론 권력과는 무관한 영역이지만 스포츠계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됩니다. 농구광으로 알려진 오바마 당선인은 "백악관에 볼링장을 없애고 농구 코트를 설치하겠다"고 말한 적도 있습니다.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주를 지낸 부시 대통령과 달리 시카고 연고의 화이트 삭스팀의 열혈팬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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