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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플라자] 이연희 띠 동갑 연상? 사랑한다면 O.K!

입력 | 2008-11-18 21:15:00


MBC 드라마 ‘에덴의 동쪽’에 출연하며 일부 누리꾼들로부터 싫은 소리 좋은 소리 다 듣고 있는 이연희(20).

하지만 드라마에서와 달리 영화 속 그녀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다르다. 데뷔작 ‘백만장자의 첫사랑’에서 수도꼭지를 틀어놓은 것 같은 눈물연기로 주목을 받더니 ‘내 사랑’과 ‘M'에서 보여준 깊이 있는 연기로 많은 사람들에게 한국영화를 이끌어갈 재목으로 꼽혔다.

배우들에게 눈동자 움직임의 속도가 틀렸다며 호통을 칠 정도로 까다로운 이명세 감독에게 단 한 번도 야단을 맞지 않고 ‘M’ 촬영을 마쳐 주위를 놀라게 한 일은 유명하다.

이연희는 이제 네 번째 영화 ‘순정만화’(감독 류장하·제작 렛츠필름)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녀가 선택한 네 번째 영화 ‘순정만화’는 강풀의 인기 인터넷 만화를 원작으로 한 멜로영화다.

‘순정만화’는 또 이연희의 교복 입은 모습을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영화일 가능성이 높다. 하루 4시간씩 쪼개 잠자며 바쁘게 드라마를 촬영 중인 이연희를 만났다.

하지만 피곤한 기색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눈을 반짝이며 새 영화에 대한 소개에 열중했다.

“원작을 너무 재미있게 봤어요.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많지만 대부분 재고, 따지고, 비교하고. 불륜까지 그런 내용이잖아요. 하지만 ‘순정만화’는 진짜 순정만화처럼 순수해요. 아무런 조건이 필요없는 사랑 말이에요.”

강풀의 만화 ‘순정만화’는 2003년부터 1년여 동안 인터넷을 통해 연재되며 6000만건의 클릭을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소심한 직장인과 띠 동갑의 나이차가 나는 발랄한 여고생의 설렘. 그리고 스물둘 공익근무요원과 실연당한 스물아홉 누나의 사랑을 함께 그려 누리꾼들을 열광시켰다.

원작 속 발랄한 여고생은 등교길 엘리베이터가 고장나자 “에이 ××, ×됐다”를 외치는, 결코 모범적이지 않은 캐릭터다. 이연희는 이를 스크린 속에서 온전하게 구현해냈다. 비련의 여주인공으로 눈물을 쏙 뺐던 이연희의 입에서 육두문자라니.

“우연히 위층 아저씨와 엘리베이터에 갇혔을 때 나직이 욕지거리를 하는 장면인데 욕 연기는 처음이라서 걱정도 했어요. 감독님이 중요한 장면이라고 강조하셔서 원작을 다시 꺼내 보고 연습도 했죠. 그래도 촬영 때는 시원하게 했어요.”

이연희의 상대역은 유지태. 실제 나이까지 공교롭게 띠 동갑을 이룬다.

“제겐 대선배라서 처음에는 다가가기도 힘들었죠. 하지만 너무 온화한 거에요. 모든 것을 정확히 지적해주는 이명세 감독님과 배우에게 최대한 맡기는 류장하 감독님의 스타일이 달라 적응을 잘 못했어요. 그랬더니 유지태 선배가 자신도 박찬욱 감독과 허진호 감독의 스타일에 맞추느라 노력을 많이 했다고 격려해줘 고마웠어요”

12살 연상과 사랑을 연기한 만큼 결코 피해갈 수 없으리라 생각하며 물었다.

‘실제로는 몇 살 터울의 상대까지 사랑이 가능할까?’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사람과 만난 적은 없어요. 하지만 사랑한다면 나이는 중요하지 않을 것 같은데요. 띠 동갑이요? 사랑하는 사이면 띠도 똑 같고 더 좋겠죠.”(웃음)

이연희는 1988년생으로 이제 갓 스물이다. 일찍 데뷔했고 주인공을 맡은 영화만 벌써 네 번째. 나이에 비해 경력은 만만치 않다. 그녀는 50부작 드라마 ‘에덴의 동쪽’을 끝내고 ‘순정만화’ 상영이 마무리되는 내년 초에는 학교(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로 돌아갈 계획이다.

“공부 열심히 하면서 준비 많이 하려고요. 교복 입은 학생 역할이요? 회상신이 아니면 이제 없지 않을까요?”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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