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해운강국 한국, 선원이 모자란다

입력 | 2008-10-28 02:59:00


海技士 1521명 부족… 인력난 갈수록 심해질듯

“급여-복지 등 개선해 우수인력 많이 양성해야”

해운 강국으로 꼽히는 한국의 선원 부족 문제가 곧 심각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한국선주(船主)협회의 용역을 받아 27일 펴낸 ‘해운산업 발전을 위한 선원정책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 해기사(海技士)의 공급은 수요에 비해 올해 1521명이, 2012년에는 4773명이, 2020년에는 6129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최근 해운 경기의 하강에 따른 선박량 감소 수치를 반영해도 올해 1431명, 2012년 3188명, 2020년 4133명이 부족할 것으로 나타났다. 해기사는 선원 가운데 국가 자격증을 지닌 전문 인력이다.

실제로 선원복지센터에 접수된 해운회사들의 선원 구인(求人) 규모는 2006년 1월 578명에서 올해 1월 1619명으로 늘어났다.

해운 전문가들은 선원 부족 문제가 심각해지면 ‘한국 해운’의 세계적 위상이 흔들리고 국가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한다.

해운산업이 국가에 기여하는 바는 상당하다. 현재 한국은 외항상선 2350만 t을 보유해 세계 7위다. 2006년 기준으로 해운산업이 창출하는 부가가치 비율은 45.5%로 자동차산업(19.1%), 반도체산업(27.4%)보다도 높다고 이 보고서는 분석했다.

선원 감소에 따른 안전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김수조 전국해상산업노조연맹 사무처장은 “선원 부족으로 자격 미달 선원들이 승선하다 보니 배 운항이 미숙하고 선상 난동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한국인 선원 부족으로 외국인 선원을 데려오고 있지만 미숙한 경우가 많아 업무에 차질을 빚을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선원 부족 문제는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선원 양성에 대한 국내 투자는 선진국들에 비해 부족하다고 해운회사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해양수산개발원 보고서는 선원에 대한 투자는 복지 분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 기관이 지난해 10월경 해기사와 선원교육기관 학생 3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대다수가 ‘가족과의 생활 문제’와 ‘급여 문제’를 이직 사유로 꼽았다.

황진회 해양수산개발원 해양국토연구부 부연구위원은 “일본이나 유럽 선사들은 오래전부터 선원 부족을 예상하고 베트남, 필리핀의 대학에 장학제도 등을 운영해 우수 인력을 끌어들이고 있다”며 “한국도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전문 인력을 적극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토해양부 당국자는 “선원 교육 과정 가운데 대학 정규 과정 외에 전문 교육 과정을 별도로 마련해 부족한 선원을 육성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