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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국가 서열’ 전진이냐 후퇴냐 갈림길에 섰다

입력 | 2008-10-22 03:00:00


이명박 대통령은 그제 국민경제자문회의 첫 회의에서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선진국을 따라잡기 힘들지 모르나 오히려 지금이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국가 서열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첩첩이 에워싼 국내외 난제를 헤쳐 나가기도 쉽지 않을 듯한데 ‘국가 서열 격상’을 언급하니 한가하고 비현실적으로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세계사적 변환기일수록 국가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 적극 대처함으로써 앞서나간 나라도 있고, 분열하고 허둥대다 적응에 실패해 뒤안길로 밀려난 나라도 있음을 역사가 말해준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게리 베이커 시카고대 교수는 최근 “우리가 현재의 가혹한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나면 세계적으로 경제성장이 회복될 것”이라며 세계인에게 용기를 주는 사례로 한국을 들었다. “한국은 1997년 경제위기 때 녹초가 됐지만 그 이후 뚜렷한 경제성장을 이루었다”고 평가한 것이다. 우리는 11년 전 외환위기를 통해 경제난의 고통을 심하게 겪은 터라 이번에도 불안심리가 매우 크다. 그러나 불안심리가 지나치다 보면 경제의 실제 상황과 관계없이 시장에서 ‘불안의 자기실현’이 빚어질 수도 있다.

주식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은 닷새 전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가장 위대한 하키선수로 꼽히는 웨인 그레츠키의 어록을 인용했다. “난 하키 퍽(공)이 있었던 곳이 아니라 있을 곳을 향해 스케이팅합니다.” 현재의 금융위기는 ‘퍽이 있었던 곳’이라 할 수 있다. ‘퍽이 갈 방향’을 빨리 읽고 기민하게 움직이면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이 대통령이 “과거 위기 때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사람은 결국 위기가 지나면 위축되고, 적극적 공세적으로 철저하게 대응하는 기업과 사람은 성공하는 것을 봤다”고 말한 것도 버핏의 글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우리의 국내총생산(GDP)은 2005년 세계 11위로 10위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가 2006, 2007년 연속으로 밀려 13위로 떨어졌다. 외환위기 때 금 모으기를 하던 심정으로 적극 대응한다면 선진국으로 가는 ‘퍽’을 잡을 수 있다. 정부부터 국가 서열을 높일 수 있는 구체적 전략과 액션플랜을 제시해 국민이 ‘꿈과 희망’의 실현 가능성을 공감하고 함께 행동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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