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전교조 주경복 선거자금 70%지원’ 의혹 관련 “그런말 했다”

입력 | 2008-10-03 02:58:00


당시 토론회 정책실장 발언>

“교육감선거 전교조가 상당한 역할

전교조 아니면 이 선거 가능했겠나”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이 7월 30일 실시된 서울시교육감 선거와 관련한 진보단체의 선거평가 토론회에서 현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간부가 ‘전교조가 주경복 후보 선거자금 70%를 지원했다’고 발언한 증언을 확보했다며 검찰에 불법 선거 개입에 대한 수사를 의뢰해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발언 당사자로 지목된 한만중 전교조 정책실장은 “토론회에 참석한 것은 맞지만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며 “기억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발언을 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부인하고 있어 이날 토론회 발언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선거평가 토론회는 8월 13일 오후 7시 반 서울 동작구 대방동 여성플라자 4층 강의실에서 사회디자인연구소 주최로 열렸다.

이 자리에는 한 실장과 안선회 한국교육연구소 부소장,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이 발제자로, 이범 곰TV 상임이사가 토론자로 나왔다.

연구소 측은 문답 형식의 토론회 발언 요지와 동영상 자료를 홈페이지에 올렸다가 나중에 동영상은 삭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사회디자인연구소 측은 한 실장이 주경복 후보 선거본부 공식 대표는 아니지만 선거 본부에 참여했던 자격으로 토론회에 나왔다고 소개했다.

한 실장은 주제 발표와 일문일답 토론에서 전교조가 어떤 식으로든 선거 지원을 했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여러 번 했다.

그는 선거 패인을 분석하면서 “(주 후보가) 전교조의 후보를 넘어선 후보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했던 것 역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전교조를 포함한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민주노총 서울본부와 총연맹, 전국빈민연합 등의 후보이자 한국 사회의 대표적인 저명인사들의 조직적인 지지 선언을 받은 후보임에도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주 후보는 선거 당시 TV 합동 토론회에서 “나는 전교조 후보가 아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 실장은 일문일답에서 “이 선거와 관련해 전교조가 상당한 역할을 했다. 전교조가 아니면 이 선거가 가능했겠는가. 이제 와서 주 후보가 전교조의 후보가 아니거나 전교조와 조직적 결합이 적었다면 다른 가능성이 있었다는 주장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면 무슨 대안이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사회디자인연구소 측은 발언 내용을 개략적으로 소개했지만 안 부소장은 “이 발언 과정에서 한 실장이 전교조가 주 후보 선거 자금의 70%를 댔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안 부소장은 “한 실장이 ‘전교조 서울지부, 교육운동 진영은 교육감 선거를 1년 넘게 준비해 왔다. (여러 인사가 고사해) 5월 28일에야 주 후보가 맡겠다고 나서 선거운동이 늦게 시작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안 부소장은 “교원단체의 선거 개입은 지방교육자치의 기본원리인 주민통제의 원리를 훼손할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주민은 교육감만 선출하고 실제 교육정책은 교원단체에 의해 좌우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실장의 선거지원 발언 여부에 대해 이범 상임이사는 “한 실장이 ‘주 후보의 선거비용을 상당 부분 우리가 지원했다’고 말한 것은 맞지만 수치를 거론하지는 않았다”며 “직접 (전교조가) 돈을 썼다는 것인지, 다른 곳에서 끌어다줬다는 것인지 구체적 언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김대호 소장은 “설사 그런 발언을 했다고 해도 범법 사안인 줄 몰라 나는 흘려들은 것 같다”며 “안 부소장은 그 발언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기억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교조 본부 측은 조 의원이 문제를 제기한 29일 “사실 관계를 파악해 공식 입장을 내놓겠다”고 밝혔지만 지금까지 일절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