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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박희천]산업현장 에너지효율 높여야 국제경쟁력

입력 | 2008-08-26 03:01:00


영국석유회사(BP)가 최근 발표한 ‘2008 세계 에너지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에너지 소비량은 전 세계 소비의 2.1%로서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인도 등에 이어 세계 9위를 차지한다.

한국의 문제점은 단순히 에너지를 많이 소비한다는 사실이 아니라 에너지 소비구조가 왜곡되어 비효율적이라는 데 있다.

우리나라는 제조업 육성을 명분으로 산업용 에너지를 싸게 공급했다. 이는 국내 전력 수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산업현장에서 에너지 과소비를 조장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제조업 부문의 국내총생산(GDP) 1달러를 창출하는 데 전력을 영국의 2.2배, 독일의 2.1배, 일본의 1.9배 더 소비한다.

싼 에너지를 쓰는 국내 기업은 에너지 효율에 둔감해져 같은 제품을 생산해도 해외 경쟁기업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쓰게 된다.

유례없는 고유가의 영향으로 한국의 비효율적인 에너지 소비구조는 더욱 심각한 국면을 맞고 있다.

7월 현재 등유 소비자가격은 L당 1538원으로 2003년보다 140% 상승했고, 경유는 149%나 인상됐다. 같은 기간에 전력은 약 4%, 도시가스 가격은 약 40% 오르는 데 그쳐 에너지원 간 가격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고유가시대에 전력과 가스의 상대적인 가격 하락으로 유류 사용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한 반면 전력 사용량은 2003년보다 26%, 도시가스 사용량은 21% 증가했다. 에너지원 간 가격 차이에 따른 에너지 대체소비는 국가 에너지효율 측면에서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특히 심야난방용, 농사용, 산업용은 전기요금 수준이 지나치게 저렴해 가정에서는 물론 산업체의 열 발생기기, 화훼와 축산농가 난방설비를 경유 대신 전기로 전환하는 전력 과소비를 유발한다. 이는 에너지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이라는 중단기적 문제뿐만 아니라 에너지위기에 대한 국가적 대응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에너지 소비구조의 근본적 체질 변화를 모색할 때이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선진국처럼 에너지 가격에 원가를 반영해 현실화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 에너지 절감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

박희천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