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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 히딩크… 그를 보면 열광한다, 왜?

입력 | 2008-07-09 03:01:00

거스 히딩크 러시아축구대표팀 감독(왼쪽)이 8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가운데), 허정무 한국축구대표팀 감독과 손을 잡은 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히딩크 감독은 9일 경북 포항시 한동대에서 열리는 제2호 드림필드(시각장애인 전용축구장) 준공식에 참석하고 10일에는 경기 파주시 축구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하고 있는 올림픽대표팀을 방문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지속성

약팀을 강팀으로… ‘마법사’ 이름값

인간성

말 잘하고 솔직… 따뜻함에 매료돼

국민성

한국사람 유난히 축구에 관심 많아

그가 오면 언제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국민도 항상 환영한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창출하고 떠난 지 6년이 흘렀건만 거스 히딩크(62) 러시아축구대표팀 감독은 대한민국 국민에게 아직도 영웅이다. 왜 그럴까.

김병준(스포츠심리학) 인하대 교수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정치 경제적으로 암울한 상황에서 히딩크 감독을 통해 희망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보는 한국의 ‘히딩크 열풍’의 배경은 크게 세 가지다.


▲ 영상취재 : 신세기 동아닷컴 기자
▲ 영상취재 : 이진아 동아닷컴 인탄기자

○ 국민은 영웅을 원한다

가장 먼저 국내에는 대리만족을 느낄 영웅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히딩크 감독을 보면 즐겁기 때문이다.

심리학 전문가에 따르면 대중은 영웅을 원한다. 특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을 때 영웅을 통해 희망을 찾고자 한다. 그와 일체감을 가져 대리만족을 느끼고 싶어 한다. 정치인 연예인 스포츠 스타 등이 그 영웅일 수 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최근 10년 동안 이렇다 할 영웅이 나오지 않았다.

축구의 경우 히딩크 감독 이후 움베르투 코엘류, 요하네스 본프레레, 딕 아드보카트, 핌 베어벡, 그리고 허정무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지만 ‘4강의 추억’에는 역부족이었다.

히딩크 감독은 어떤가. 월드컵 이후 박지성과 이영표를 영입해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번을 리그 정상에 올려놓았고 2006 독일 월드컵 땐 약체 호주를 16강에 진출시켰다. 그리고 유로(유럽축구선수권대회) 2008에선 유럽의 변방 러시아를 4강에 올려놓았다. 이런 히딩크 감독의 지속적인 성적 창출이 아직도 국내 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 너무나 말 잘하는 히딩크

“한국은 고향 같아 오면 행복하다.” “이렇게 한국에 오니 안정환도 만나지 않는가.”

‘언어의 마술사’로 불릴 정도로 말을 잘하는 히딩크 감독의 인간적인 매력도 국내 팬을 사로잡는다.

8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가진 오찬. 히딩크 감독은 “이렇게 한국에 오니 반가운 사람을 만나지 않느냐”며 입을 열었다.

“현역 시절 최고의 선수였다가 지금 한국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허정무 감독, 2002년 나와 싸우며 4강을 이뤘던 정해성 김현태 코치, 그리고 안정환 선수. 무엇보다 우리가 잘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정몽준 회장님을 만나 너무 기쁘다.”

2002년에 “나는 아직 배가 고프다”고 해 한국 팬들을 열광시킨 그는 유로2008에선 “내가 조국 네덜란드를 이겨 반역자가 된다면 난 기꺼이 반역자가 될 것이다”고 말해 러시아를 흥분시켰다. 선수들을 ‘자기 사람’으로 만드는 소통능력도 뛰어나다.

히딩크 감독은 말뿐만 아니라 적절한 제스처로 팬들을 열광시킨다. 특유의 어퍼컷 세리머니를 비롯해 껑충껑충 뛰며 어린애같이 좋아하는 모습에 팬들도 덩달아 즐겁다.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양종구 기자

○ 국민의 축구에 대한 열정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국민이 다른 스포츠보다 축구에 대한 열정이 강하기 때문에 히딩크 감독이 영웅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이런 열정이 없다면 한국을 떠나 다른 나라를 지도하고 있는 히딩크 감독이 아무리 잘해도 열광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양종구 기자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양종구 기자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양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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