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촛불로 큰 ‘다음’ 잇단 역풍에 흔들

입력 | 2008-07-03 03:00:00


‘촛불 시위’ 정국을 사세(社勢) 확장에 적극 활용해 온 포털사이트 2위 업체인 다음이 최근 잇단 역풍을 맞고 위기에 몰렸다.

인터넷 업계에서는 그동안 ‘오버’해 온 다음의 이미지가 ‘불법의 사이버 근거지’로 급격히 나빠지면서 기업 수익성 측면에도 상당한 악영향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1일 다음이 위법 여부에 대해 심의를 요청한 ‘광고주 협박’ 게시물 80건에 대해 58건을 위법 행위로 판정하고 삭제 조치를 의결했다.

다음은 이 결정을 즉시 수용했지만 이 같은 불법성 게시물을 장기간 방치해 온 관리 책임과 그에 따른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 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그동안 포털 업계에서는 “다음이 포털 1위 네이버를 따라잡기 위해 ‘위험한 곡예’를 하고 있다”는 우려와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다음은 불법 시위를 주도하는 역할을 해 온 온라인 토론방 ‘아고라’의 특수(特需)를 ‘오늘도 10만 명이 다음을 시작페이지로 바꿨습니다’ 등의 마케팅에 적극 활용해 왔다.

네이버의 ‘뉴스 편집 포기’ 선언도 다음에는 큰 악재가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많은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네이버의 이번 선택은 포털에 대한 규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한다. ‘포털의 언론권력화’나 ‘정치 편향성’ 논란 등에서 해방돼 각종 사회적 책임 요구나 정부 규제의 부담을 상당 부분 덜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인터넷미디어협회도 2일 성명을 내고 “네이버가 메인화면의 뉴스편집권을 이용자 개개인에게 돌려주는 결정을 한 반면 미디어다음은 포털의 편집 권력을 악용해 폭력을 선동하며 클릭 수를 확보하는 데만 골몰하고 있다”고 다음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날 다음의 주가는 장중 한때 10% 이상 급락했다가 다소 하락폭이 줄었지만 종가 기준으로도 4.67%(3000원)나 떨어졌다. 반면 전날 ‘뉴스서비스 자체 편집 포기’를 선언한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의 주가는 0.16%(300원) 하락하는 데 그쳐 대조를 보였다. 다음의 주가 폭락에는 콘텐츠 제공업체(CP)들의 다음에 대한 콘텐츠 제공 거부 움직임도 영향을 미쳤다.

다음은 다음 이용자 사이에서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다음 카페인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옛 조중동 폐간 국민캠페인)은 카페 메인화면 상단에 ‘국민과 통하는 대화창 다음과 함께해요’라는 배너를 새로 달며 ‘친(親)다음 행보’를 강화했다.

그러나 일부 과격 누리꾼은 다음이 방통심의위의 결정에 따라 불법성 게시물에 삭제 조치를 취한 것 등에 반발해 다음을 떠나고 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화보]소비자들 “미국산 쇠고기 얼마죠?”…진보단체 “안돼요!”

[화보]3차 시국미사 이어 빗속 촛불문화제

[화보]백합꽃 들고 이틀째 ‘침묵 시위’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