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시 상승을 이끌고 있는 주도주는 단연 정보기술(IT)주와 자동차주. 이 때문에 많은 증시 전문가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을 대표적인 추천 종목으로 꼽고 있다. 완성 제품을 생산하는 이들 ‘전방(前方) 기업’의 뒤에는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가 많다.
시간차가 있긴 하지만 전방기업과 협력업체들은 일반적으로 비슷한 주가 흐름을 보인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처럼 증시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중소형주가 부각되는 장세에서는 IT와 자동차 부문 협력업체들이 좋은 투자대상 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대기업 - 협력업체 주가 장기적으로 같이가
“알짜 IT - 자동차 부품업체 관심가져 볼 만”
○ 전방기업이 본격적인 호황 맞아야 협력업체 주가 올라
전방기업과 협력업체의 주가는 장기적으로 흐름을 같이한다.
국내에서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대표적으로 전후방 효과를 내는 ‘짝꿍’ 기업으로 두 기업의 주가는 중장기적으로 비슷하게 움직여 왔다. 일본에서는 도요타와 부품업체인 덴소의 주가가 장기간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다른 주가 흐름이 나타나기도 한다. 주로 전방기업의 실적이 부진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할 때다.
보통은 전방기업이 부진할 때 협력업체는 매출이 줄어들 뿐 아니라 전방기업의 원가절감 부담까지 떠맡아 주가가 전방기업보다 더 많이 떨어진다.
반면 전방기업의 실적이 향상되면서 호황으로 전환되는 초기에 전방기업은 주가가 협력업체보다 먼저 오른다. 협력업체들은 불황기에 발생한 ‘마진 압박’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전방기업의 주가상승을 따라잡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
그러나 전방기업이 본격적인 호황기에 접어들면 공급 부품의 가격을 올리는 등의 방법으로 협력업체들도 마진 압박에서 벗어나면서 주가도 따라서 상승하기 시작한다.
우리투자증권 권양일 연구원은 “대형 제조업체의 실적이 나빠졌다가 회복될 때까지 협력업체들의 주가는 상당 기간 오르지 못한 상태여서 해당 업종이 호황에 완전히 진입한 뒤에는 상대적으로 빠른 속도로 오르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 “IT, 자동차 협력업체 주가 오를 것” vs “이미 올랐다”
이런 이유 때문에 증시 전문가들은 요즘 같은 때에 IT, 자동차 부문 ‘알짜’ 협력업체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고 지적한다. 최근 증시에서 상대적으로 주가가 덜 올랐던 중소형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오현석 투자정보파트장은 “생소한 중소형주보다는 IT와 자동차 분야 협력업체 중 성장성이 높은 기업을 고르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자동차 부문에서는 현대모비스, 한국단자, 한라공조 등이 이런 종목으로 꼽힌다. S&T중공업, 성우하이텍, S&T대우 등도 비슷한 종목이다.
반도체·액정표시장치(LCD) 부문의 협력업체로는 LG마이크론, 한솔LCD, 피에스케이, 에스에프에이, DMS, 주성엔지니어링, 케이씨텍, 우주일렉트로닉스 등이 있다.
하지만 IT, 자동차 협력업체들의 현재 주가수준을 어떻게 봐야 할지, 앞으로 주가가 어떤 흐름을 보일지에 대한 분석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다소 엇갈리는 부분도 있다.
우리투자증권의 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현대차 등이 본격적인 호황에 접어든 만큼 협력업체들의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삼성전자가 LCD업체들의 납품가격을 5∼10%가량 인상한 것도 호재로 꼽힌다”고 말했다.
하지만 협력업체들의 주가가 이미 상당히 올랐다는 의견도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삼성전자, 현대차 등의 주가가 오르면서 상당수 협력업체의 주가가 동반 상승해 추가 상승할 여력이 줄었다”고 말했다.
정보기술(IT), 자동차 전방기업과 협력업체 주가 등락 현황(단위: %)업종 종목3월 말 대비 9일 현재 주가등락률자동차전방기업현대자동차11.53협력업체현대모비스21.24
한국단자27.91한라공조29.68S&T중공업25.12성우하이텍24.08S&T대우22.71SIMPAC25.70반도체·LCD전방기업삼성전자13.80
LG전자18.11협력업체LG마이크론14.83한솔LCD10.06피에스케이8.44에스에프에이7.94DMS11.71주성엔지니어링―4.05케이씨텍18.91
우주일렉트로닉스33.93휴대전화전방기업삼성전자13.80LG전자18.11협력업체피앤텔17.08인탑스9.69코스피지수7.03자료: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정답: 협력업체 주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