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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美월풀 냉장고기술 특허 침해” 소송

입력 | 2008-04-26 02:58:00

LG전자와 월풀은 미국 시장에서 소송을 불사하면서 자존심 싸움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양측이 서로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LG전자의 양문형 냉장고(왼쪽)와 월풀 냉장고. 동아일보 자료 사진


디스펜서 관련 기술 등 3건… 美시장 쟁탈전 후끈

LG전자와 미국의 대표 가전회사인 월풀 간의 자존심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최근 몇 년간 LG전자가 월풀의 ‘안방’인 미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자 월풀이 특허소송으로 견제하고, LG전자가 이에 맞소송으로 대응하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미국 델라웨어 주 지방법원에 “월풀이 LG전자 냉장고의 특허 기술을 침해한 만큼 사용을 중지하고 그만큼의 손해를 배상하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고 25일 밝혔다.

LG전자의 특허는 양문형 냉장고와 3도어(Door) 냉장고에 적용된 디스펜서 관련 기술과 밀폐형 내장 서랍 관련 기술, 소비 전력 개선 ‘도어개스킷’ 기술 등 3건이다.

조중권 LG전자 부장은 “일반 냉장고와 달리 큰 그릇으로도 물을 간편하게 받을 수 있는 디스펜서 특허는 LG가 자랑하는 핵심기술”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날 보도자료에 “세계 최대 가전업체인 월풀과 기술특허에 대해 제대로 한판 붙습니다”라고 명시할 만큼 LG전자가 단단히 벼르는 양상이다.

LG전자의 한 임원은 “LG전자의 미국 시장 진출 초창기인 2000년대 초반 월풀은 유통업체 등을 통해 ‘한국산(Made in Korea) 세탁기는 형편없다. 전기만 많이 먹고 소음이 심하다’고 주장하면서 우리를 직간접적으로 많이 괴롭혔다”고 말했다.

그러나 LG전자 제품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해마다 증가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드럼세탁기와 3도어 냉장고는 각각 1위에 올랐다.

전체 매출의 60%가 북미시장에서 발생하는 월풀로서는 LG전자에 안방을 내준 셈이다.

‘한국 제품도 미국 시장에서 통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겠다’는 LG전자와 ‘절대 안방을 내줄 수는 없다’는 월풀의 자존심 대결이 2004년부터는 각종 법정 분쟁으로 비화했다.

올해 들어서도 1월 11일 LG전자가 월풀의 ‘스팀세탁기’에 대해 “LG의 스팀세탁기와 기능이 다른 만큼 ‘스팀’이란 용어를 쓰지 말라”는 가처분신청을 내자, 같은 달 23일 월풀은 “LG전자의 3도어 냉장고가 월풀 특허를 침해했다”며 판매 금지 소송으로 맞섰다.

한국과 미국의 대표적 가전 브랜드의 자존심을 건 승부가 어떻게 판가름날지 주목된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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