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방과후학교 학원참여 허용…교육업체 웃고, 동네학원 울고

입력 | 2008-04-26 02:58:00


자본과 콘텐츠, 인력 등을 갖춘 대형 교육업체들이 초중고교 방과후학교 운영에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소규모 보습학원이 타격을 받는 등 사교육 시장이 양극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확 커진 학원시장=교육과학기술부가 방과후학교에 영리단체의 참여 금지 규제를 푼 뒤 서울시교육청이 학원이나 학습지회사 등이 과목별로 참여할 수 있게 허용하자, 다른 시도교육청도 비슷한 결정을 할 것으로 보고 사업 확대를 서두르고 있다.

교육업체에는 방과후학교에 사교육 업체가 뛰어들면 현재 연간 1000억 원 정도인 방과후학교 시장이 1, 2년 내에 1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사교육 업체의 진출이 가장 활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초등학교 교과 강의다. 특기적성 강의만으로도 연간 400억 원 규모였던 초등학교 방과후학교에 사교육 업체의 교과 강의가 들어서면 동네 학원의 수강생을 빼앗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

그동안 방과후학교에서 컴퓨터 강의 프로그램을 운영해 온 웅진과 대교 등 교육기업들은 곧바로 교과 강의에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이들 업체는 초등학교 교육 콘텐츠가 과목별로 갖춰진 데다 기존 학습지 교사 등 인력 풀도 두꺼워 당장 방과후학교 교과강의를 시작할 수 있는 상황이다.

웅진은 일부 영어마을과 원어민 수급 사업을 하고 있어 영어를 강화한 방과후수업도 추진하고 있다. 대교는 독서논술과 제2외국어 강좌 등도 계획하고 있다.

중고교 입시 시장도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대일학원을 인수한 팍스메듀는 최근 방과후학교 전문업체인 ‘교육과 세상’을 인수해 중고교 방과후학교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기존 방과후학교 온라인 사이트와 연동해 서울과 경기 중고교를 중심으로 국어 영어 수학 강의를 한다는 계획이다.

천재교육은 방과후학교 전용 교재를 개발해 초중교를 중심으로 방과후학교에 진출하는 사교육 업체들이 사용할 수 있는 교재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동네학원,가격경쟁도 밀려=보습학원으로 통칭되는 동네 중소규모 학원들은 수강생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학원은 건물 임차료와 차량 운영비 등 부대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데 비해 방과후학교에 진출하는 기업들은 이런 부담이 없어 일단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초등학교 특기적성 방과후학교의 경우 강좌당 3만∼5만 원을 받는 곳이 많았다. 교육 업체들은 교과 강의료도 이런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대도시 초등 보습학원이 국어 수학 등은 5만∼10만 원, 영어는 10만∼15만 원 선인 점을 감안하면 방과후학교가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것.

더욱이 교육기업들이 기존에 인지도가 높은 교재나 콘텐츠로 무장하고 온오프라인 연동 수업을 할 경우 수강생 상당수가 방과후학교로 옮겨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서울 강동구에서 초등 보습학원을 하는 김성한 씨는 “방과후학교에서 특기적성 외에 국어 영어 수학 과학 같은 과목까지 가르칠 경우 동네 학원은 죽게 된다”고 걱정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