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 주축인 김연경(흥국생명)과 정대영(GS칼텍스)이 부상으로 수술을 하면서 국가대표팀 합류를 거부해 대표팀 구성에 차질이 빚어졌다.
대표팀은 2008 베이징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세계 예선전(5월 17∼25일·일본 도쿄)을 앞두고 있다. 현재 대표팀 12명 중 둘을 제외하고 10명이 선수촌에 입촌한 상태. 대표팀 구성에 가장 핵심적인 멤버들의 불참에 배구협회는 ‘각 구단의 이기적인 자기 선수 보호’라며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매번 되풀이되고 있는 대표팀 차출을 둘러싼 갈등이 큰 문제다.
지난해 월드컵대회 때도 부상한 김연경과 정대영은 불참 의사를 밝혔으나 결국 합류했다. 과거 몇 년간 대표팀과 각 구단의 갈등은 계속돼 왔다.
구단과 선수로서는 대표팀 활동으로 행여나 생길지 모를 부상을 걱정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팀 훈련에 장기간 빠짐으로써 다음 시즌에 얼마만큼 다른 선수들과 손발을 맞춰 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한 선수는 “지난해 부상으로 대표팀에 못 들어가면서 체력을 아낀 것이 올해 활약할 수 있었던 계기”라고 말할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협회의 ‘애국심’에 기댄 호소가 더는 선수들에게 먹힐 리 없다. 프로화 이후 ‘태극마크’의 매력이 반감됐기 때문이다. 선수들의 관심을 끌 만한 ‘당근’이 없다면 지루한 갈등은 계속될 뿐이다.
남자 선수들은 병역문제 해결이라는 큰 당근이 있지만 여자 선수들에게는 그마저도 없다. 협회와 대표팀은 선수들에게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말하기 이전에 무엇을 해줄 수 있는가를 생각해야 할 때인지도 모른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