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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한일 관광 교류의 해 특집/가나자와의 명품‘겐로쿠엔

입력 | 2008-03-21 02:57:00


연못 위 흐드러진 꽃대궐서 신선과 노닐다

도야마 시내에서 해안을 따라 달리는 호쿠리쿠(北陸) 자동차도로(서남쪽)로 약 80km.

이시카와 현의 중심도시인 가나자와에 닿는다. ‘호쿠리쿠’란 일본 주부(中部) 지방에서도 우리 동해에 면한 세 현(후쿠이 이시카와 도야마)을 말한다. 이 호쿠리쿠 지방은 전통적으로 교토 오사카 등 긴키 지방의 영향력을 강하게 받아 문화와 예술, 경제가 발달했다. 그 중심이 바로 이곳, 가나자와다.

이 봄, 가나자와를 찾는다면 당연히 ‘겐로쿠엔(兼六園)’을 들러야 한다. 겐로쿠엔은 고라쿠엔(오카야마 현) 가이라쿠엔(이바라키 현)과 더불어 일본 3대 명원(名園)에 드는 전통 정원이다. 알다시피 일본 정원은 인공으로 조합된 자연미의 극치다. 언덕과 연못, 물길과 나무, 꽃과 숲을 모두 가져와 한데 어울리게 만든 축소 지향의 인공 자연공간이다.

겐로쿠엔 역시 같다. 언제 봐도 반할 정도로 아름다운 조경의 정원에서는 겨울 한 철을 제외한 연중 꽃이 피고 진다. 그러나 역시 최고는 벚꽃이 화사하게 피는 4월이다. 올해는 6일 개화해 11일경에 피크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5월에는 난초 꽃이 물가에서 활짝 피고 가을에는 단풍으로 붉게 물든다.

또 하나 자랑이라면 멋지게 가지를 뻗은 수백 년 된 노송들이다. 흑송과 적송, 이 두 그루의 노거수는 ‘부부 송’이라고 불리는데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으로 유명하다. 일본의 TV 방송이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처럼 방영해 그리 된 것이다.

정원을 찾는 이들은 모두가 너무도 짜임새 있는 조경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도저히 사람 손이 닿은 것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인데 그 비결이라면 장구한 세월이다. 가나자와가 호쿠리쿠의 중심이 된 것은 1583년 무장 마에다 도시에가 가가 하쿠만고쿠(봉건영주시대 이곳의 지명)의 본성을 짓고 입성하면서부터다. 이후 가문은 300여 년간 번성했는데 겐로쿠엔은 5∼13대 번주가 대를 이어 170년간 온갖 정성을 쏟아 부어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여섯 가지를 겸한 정원’이란 이름은 옛 중국의 시인 이객비가 쓴 ‘낙양명원기’의 한 구절에서 비롯됐다. 그는 시구에서 ‘멋진 정원을 만들어도 여섯 가지 경관을 두루 겸비하기는 어렵다’며 ‘웅대하고 그윽하며 사람이 힘이 느껴지고 고색창연하되 수선(水仙)이 살 만한 선경과 조망’을 들었는데 마에다 가문의 번주들은 170년간 대를 물려 정원을 건사하며 그 여섯 가지를 두루 갖춘 것이다.

|여행정보|

◇찾아가기 ▽항공로=인천∼도야마(아시아나항공), 인천∼고마쓰(대한항공) 직항편 이용 ▽공항셔틀버스=고마쓰공항∼JR가나자와 역

◇여행 정보=일본국제관광진흥기구 www.welcometojapan.or.kr

◇온천=가가 온천향의 네 온천마을(야마시로 아와즈 야마나카 가타야마즈)이 근방에 있다. 이 지역은 이곳의 도자기와 염색 제품을 주로 거래하던 간사이 지방 상인들이 전통적으로 이용하던 곳이어서 ‘간사이의 안방’이란 별명도 붙어 있다. 이 네 온천마을 가운데 가장 유서 깊은 곳은 1300년 역사의 야마시로 온천. 거기에는 384년 전 두부가게의 오야도(민박)로 창업한 일본 최고(最古)의 온천 료칸 시로가네야(白銀屋)가 지금도 영업 중이다. 이오스여행사(www.ios.co.kr) 02-511-8917

가나자와=조성하 여행전문기자summ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