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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기고/정동창]동아마라톤 ‘축제의 장’으로

입력 | 2008-03-15 02:50:00


지난달 17일 열린 도쿄마라톤은 큰 축제였다. 22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길거리 응원을 했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온통 도쿄 시를 응원 물결로 물들였다.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대형 북을 치거나 음악을 틀어 흥을 돋웠다. 춤을 추는 사람도 보였다. 무엇보다 어느 한 사람도 교통 통제에 대해 불평하지 않았다. 오히려 선수들에게 “힘내세요”라고 격려의 말을 건넸다.

도쿄마라톤은 엘리트 대회로만 열리다가 지난해 마스터스 부문이 신설됐다. 올해는 무려 16만 명이 참가 신청을 해 컴퓨터 추첨으로 3만5000여 명만 뛰도록 했을 정도로 성장했다. 외국인 참가자만 5000여 명. 이는 노력 없이 늘어난 게 아니다. 도쿄 시는 오래전부터 세계 5대 마라톤인 뉴욕, 보스턴, 런던, 베를린, 시카고 대회의 엑스포장을 돌며 도쿄마라톤을 홍보했다. 외국 관광객 유치로 인한 경제적 효과를 감안한 것이다.

자원봉사자는 1만2000여 명이나 됐다. 모두 한마음으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교통경찰관 5000여 명이 주로에 배치돼 주자들의 안전을 지켰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달리는 시민들의 태도. 출발선에서 결승선까지 그 어느 곳에도 쓰레기 하나 찾아볼 수 없었다. 대회를 치르고 나면 남은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할지를 고민하는 우리하고는 차원이 달랐다.

세계적인 마라톤대회의 기준은 몇 가지가 있다. 대회 참가자 수, 엘리트 선수의 기록, 평탄한 코스, 자원봉사자 수, 경찰관 수, 급수 및 급식 서비스, 자선기금 모금 등이다. 마스터스 마라톤 2회째인 도쿄마라톤은 세계 5대 마라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수준급 대회가 됐다.

우리도 달라져야 한다. 대회를 주최하는 조직위와 참가자 모두가 바뀌어야 한다. 조직위는 마라톤을 한 차원 높은 축제의 장으로 탈바꿈할 수 있게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참가자들의 의식도 바뀌어야 한다. 자신부터 솔선수범해 기초 질서를 잘 지켰는지를 돌이켜 봐야 한다. 시민들의 응원 문화를 탓할 게 아니라 자신부터 바뀌어야 한다. 그리고 1년에 한 번은 남을 위해 달리자. 가족, 클럽 단위로 자원봉사자로 나서고 남을 응원하는 시간을 만들자. 16일 열리는 2008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79회 동아마라톤대회를 마라톤 문화 만들기의 시발점으로 삼는 것은 어떨까.

정동창 마라톤 전문 여행사 여행춘추 사장